[국제] 美경제 회복 낙관론 vs 신중론

입력 2010-03-18 08:19 수정 2010-03-1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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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이라는 멍에를 벗고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도모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일단 상황은 좋아보인다.

중앙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것을 거듭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지표 역시 안정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경기회복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고용시장 개선을 위해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일자리 관련 법안도 통과됐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의 회복이 여전히 요원한데다 경기회복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1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6% 하락했다. 이는 7개월래 최대 낙폭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1% 올랐다.

PPI가 소비자가 체감하지 않는 기업의 물가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덜하기는 했지만 주요 물가지표가 월가의 예상보다 안정됐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겼다.

현재와 같은 시기에 물가 안정 소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경기회복을 위해 저금리 정책이 필수인데다 중앙은행이 저금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가가 안정돼야 하기 때문.

마크 파도 캔터피츠제랄드 미국 담당 투자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물가는 주요 이슈"라면서 "지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자 고용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인 일자리창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도 긍정적이다.

미 상원은 이날 찬성 68대 반대 29로 일자리법안을 통과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에는 180억 달러 규모의 세금 지원과 도로 건설에 200억 달러를 투입하는 안이 포함됐다. 60일 이상 실업 상태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은 사회보장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1년 동안 고용을 유지할 경우 1000달러의 추가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물가 지표 호재에 고용시장 안정 기대감으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5% 상승한 1만733.67을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과 S&P500 역시 각각 0.5%와 0.6%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물가 안정 소식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디플레를 우려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을 위해서는 낮은 물가가 도움이 되겠지만 어느 정도 물가가 올라야 기업들의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준 역시 지난해부터 디플레 우려를 지적해왔으며 폴 크루그먼 컬럼비아대 교수 역시 "인플레 우려보다 더 무서운 것은 디플레이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마련한 일자리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미국 정부는 일자리법안을 통해 올해 25만건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법안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닌 채용 기업에 대한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한계라는 지적이다.

경기침체 이후 이미 84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상황에서 25만건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고용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빌 라이스 전미독립기업재단(NFIB) 간부는 "중소기업의 경영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신규 채용에 대한 지원도 크게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주택판매가 시장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을 중단키로 해 모기지 금리 상승과 부동산시장 위축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지난 1년 동안 1조2500억 달러 규모의 MBS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했지만 이달 말 프로그램을 종료할 계획이다.

메리디스 휘트니 메리디스휘트니어드바이저리그룹 대표는 "MBS 매입이 중단되면 연준 대신 매입할 곳은 없다"면서 "부동산시장의 더블딥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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