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박찬구 전 화학부분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회장으로 복귀해 금호석유화학 경영에만 올인한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 오너일가의 금호타이어와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분리경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0일 채권단 및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달 열릴 금호그룹 주요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박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대한통운,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의 사내이사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박 전 회장 역시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을 사퇴한다.
오는 26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는 박 명예회장을 비롯해 박 전회장, 박찬법 그룹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기옥 그룹 경영전략본부 사장,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관리본부장, 류광희 여객본부장이 새로 선임될 전망이다.
또 25일 열릴 금호산업 주총에서는 박 명예회장, 박찬구 전 회장, 신훈 전 건설부문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고 기옥 사장과 장복상 금호산업 경영관리본부 부본부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15일 대한통운 주총에서는 박 명예회장과 이국동 전사장, 오남수 전 전략경영본부 사장이 사내이사직을 사퇴하고, 기옥 사장과 이원태 대한통운 사장, 서재환 대한통운 경영관리부문장이 신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 일정을 잡지 못한 금호석유화학 역시 박 전회장이 경영에 복귀함에 따라 박 명예회장을 비롯해 박 명예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기옥 사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열릴 금호타이어 주총에서는 박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와 기옥 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되고 박 전회장은 사퇴할 예정이다.
오너일가가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직을 내놓는 것은 채권단과 협의한대로 그룹 분리경영안을 이행하고 책임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채권단과 금호그룹 오너일가는 지난달 초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명예회장이 맡고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전회장 부자와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공동경영하는 분리경영안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금호산업의 경우 채권단과 박 명예회장이 공동경영하기로 함에 따라 워크아웃 절차 완료후 박 명예회장측이 경영권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재개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대한통운은 앞으로 채권단의 직간접적인 관리하에 놓이게 된다”며 “오너일가의 분리경영은 각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