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산차가 고성능 시대에 돌입한다. 낮은 배기량 엔진으로 큰 힘을 내는 고성능 버전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또 한번의 모터리제이션(자동차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국산차의 1차 모터리제이션은 1980년대 후반 마이카 붐. 이후 세기말에 들어선 1990년대 말 오픈카와 SUV, 미니밴, 경차 등이 등장하면서 차종 다양화로 변화를 맞았다. 2000년대 들어 한대의 차에 다양한 기능을 담은 크로스오버가 유행하기도 했다.
2010년 들어 국산차에 던져진 화두는 '고성능'이다. 올 한해 배기량 대비 고출력 모델이 속속 등장하면서 또 한번의 모터리제이션을 예고하고 있다.
첫 번째 화두는 직분사 엔진의 등장이다. 연초 현대차는 YF쏘나타 2.4를 선보이면서 직분사 시스템 GDi(Gasoline Direct injection)를 선보였다. 기존의 2.4엔진(166마력)보다 35마력이나 앞선 최고출력 201마력을 낸다.
일반엔진은 공기와 연료를 혼합해 엔진에 분사하지만 직분사 엔진은 흡입공기와 별도로 실린더 안에 연료를 직접 쏜다. 이렇게 되면 일반주행과 파워주행, 탄력주행 등 상황에 따라 연료를 효율적으로 분사할 수 있다.
수입차 가운데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주로 직분사 엔진을 쓴다. 아우디는 이 엔진을 FSI(Fuel Stratified Injection)라 부르고 이를 바탕으로 과급기(터보 또는 수퍼차저)를 더하기도 한다.
현대차의 직분사 시스템은 같은 '세타 엔진' 계열인 쏘나타 2.0 모델에도 쓰일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올 하반기 등장할 아반떼 MD도 직분사 시스템을 쓸 예정이다.
신형 아반떼(코드네임 MD)는 1.6리터 엔진을 바탕으로 직분사 시스템을 얹을 예정이다. 최고출력은 현재 121마력보다 약 24% 늘어난 154마력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는 여기에 터보차저까지 더할 계획도 세웠다. 터보차저는 배기가스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더 많은 흡입공기를 엔진 안으로 압축해 밀어넣는 방식이다.
일정 회전수에 올라서면 배기량 대비 큰 힘을 낼 수 있다. 신형 아반떼(MD) 1.6 터보의 예상 최고출력은 물경 174마력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되면 현대차 신형 아반떼 직분사(154마력)와 터보 모델(174마력) 모두, 르노삼성 뉴 SM5의 출력(141마력)을 앞서게 된다. 준중형차의 최고출력이 경쟁사의 중형차 출력을 앞서는 셈이다.
현대차 상품기획팀 관계자는 "현대차의 디자인 테마인 '역동성'에 걸맞는 고성능차가 향후 선보일 것"이라고 말하고 "품질과 내구성이 안정화된 만큼 이제 고성능에도 승부를 걸어볼 때가 됐다"고 밝혔다.
GM대우는 GM의 입실론2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한 뷰익의 '라크로스'를 들여와 안팎을 수정할 계획이다. 엔진은 V6 3.0리터(255마력) 또는 3.6리터(280마력) 등을 장착한다. 두 가지 엔진 모두 직분사 시스템이다. 이르면 7월 데뷔한다.
이밖에 미국시장에서 '시보레 크루즈'로 팔리고 있는 '라세티 프리미어'에 고성능 1.4 에코텍 터보 엔진이 장착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라세티 프리미어 1.8의 최고출력이 142마력인데 반해 새 엔진은 배기량이 400cc나 적음에도 최고출력은 오히려 더 앞선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같은 경쟁으로 당분간 국산차의 화두는 '고성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