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부터 리베이트 적발시 약가를 대폭 인하하는 리베이트 약가 인하 연동제가 시행된 이후 오리지널 의약품의 판매가 늘고 있는 반면 제네릭 처방은 감소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원외처방 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8%가 증가한 735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상위 10대 업체는 되레 0.7% 감소했고 외자 상위 10대 업체는 평균 성장률 16.2%를 기록하면서 차이를 보였다.
리베이트-약가 연동제도가 시행된 이후 국내 제약사들의 성장률과 점유율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0.7% 떨어진 32.3%를 기록했다. 성장률도 업계 평균에 못 미치는 12.5%를 나타냈다.
업체별로는 종근당, 동아제약이 각각 27.2%, 26.6% 증가해 증가율 1,2위를 유지했고 대웅제약이 25%로 두 제약사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반면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각각 4.0%, 0.9%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오리지널 의약품을 주로 판매하는 다국적제약사들은 되레 제도 시행 이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적이다. 이들 제약사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점유율이 확대돼 16.2%를 기록했다.
이런 실적에 대해 업계에서는 리베이트가 점차 사라지면서 덩달아 제네릭 처방의 강점도 사라져 오리지널을 처방하는 병·의원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리베이트가 사라진 국내제약사 제네릭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지면서 약효나 환자들의 충성심도 우수한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오리지널 의약품인 한국화이자제약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를 보면 2009년 1월 64억원, 2월 78억원, 3월 74억원의 실적을 보이다 제도가 시행된 8월에 90억원으로 급증하더니 12월에는 93억원으로 정점을 찍기도 했다.
국내제약사들이 수십 개의 제네릭을 판매하고 있는 사노피아벤티스 항혈전제 '플라빅스'도 지난해 8월 전후로 갑자기 매출액이 급증해 2009년 1월 76억원의 매출에서 같은 해 12월 99억원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한때 제네릭천하를 외치던 국내제약사 제네릭 제품들의 매출이 100%는 아니겠지만 일정 부분 리베이트에 기대 있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비슷한 제네릭의약품이 수십 개나 되는 현실에서 리베이트가 없다면 나라도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아직 신약개발 능력이 미진한 상황에서 제네릭 시장의 감소는 국내제약사들에게 생존의 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