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을 한국ㆍ중국ㆍ비중국의 3대축으로 나누고 '자원개발, 토털 카라이프(Total Car-Life),소비재' 등 3대 사업을 우선적으로 집중 육성해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1.5조원, 기업가치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고객의 행복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 이란 SK네트웍스의 모든 경영활동의 가치 창출이 고객의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창출된 가치는 다시 고객과 나누며, 고객의 니즈를 미리 예측하고 한 발 앞서 최상의 솔루션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비전 실현을 위해 통상적인 사업구조가 아닌 플랫폼형 사업구조로 진화해 나갈 계획이다. '플랫폼형 사업구조'란 기존의 정보통신, 에너지마케팅, 트레이딩, 프레스티지 등 4대 사업과 6대 신성장 사업인 자원개발, 플랜테이션, 카라이프, 소비재, 금융, 모바일플랫폼 사업을 중심에 놓은 구조이다.
개별 사업 자체의 가치 사슬 확대, 토털솔루션 제공,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가치를 높여 나가는 한편, 사업간 결합을 통해 사업모델을 변형시켜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보다 가치 있고 차별화된 솔루션을 도출하겠다는 것.
◆ 비전2020…중국시장 성공이 관건
전 세계 기업들의 무한경쟁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거대 중국시장에서의 성공 없이는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진정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의 도약은 불가능하다는 것.
실제로 이창규 사장은 지난해 전사 비전작업을 마무리 하면서 회사 최고 경영층을 모두 이끌고 중국 북경 SK타워에서 워크샵을 갖고 참석자들과 중국 비전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SK네트웍스 비전에 있어 중국시장의 의미를 짐작케 한다.
당시 워크샵에서 이창규 사장은 "중국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연습은 지금까지 충분히 해왔다. 이제 부터는 본격적인 성과 창출을 통해 중국 메이저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SK네트웍스는 전사 비전 달성의 성패가 중국시장에 달려있다는 인식 하에 중국사업 전략을 국내 사업의 중국 이식 차원이 아닌, 철저히 중국을 근간으로 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업그레이드 해 중국시장에서의 사업기회 포착과 성과 극대화를 달성함으로써 2020년까지 중국 매출 18조, 세전이익 5000억 규모의 중국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목표는 현재 국내에서의 경영성과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한국에서 50여년에 걸쳐 이룬 성과가 급속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에서는 불과 10년 안에 압축 달성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 서비스 분야의 글로벌 기업의 탄생
중국사업의 내용은 본격적인 모토라이제이션(Motorization:자동차가 실생활에 광범위하게 보급되는 현상)과 소비시대의 개막과 관련돼 있다. 이창규 사장은 '자원의 블랙홀'이라 불릴 만큼 자원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취임 당시 제시한 신성장축인 '자원개발, 토털 카라이프, 소비재'의 3대 사업을 우선적으로 집중 육성해 나가고 중국시장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추가 사업 기회들도 적극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자원개발의 경우 조강을 제외한 철광석 및 Coking Coal(철강생산용 원료탄)의 개발과 확보 및 운송, 블랜딩(고품위 철광석+저품위 철광석), 완제품 가공 유통 트레이딩 등 철강 관련 전 사업영역으로 가치사슬을 확장하는 '버추얼 철강기업' 비즈모델 확립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유력 자원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토털 카라이프'사업은 중국의 자동차 문화가 정착되기 이전에 주유, 정비, 신차ㆍ중고차 렌터카, 보험ㆍ리스 등 카라이프와 관련된 전 사업영역에 진출해 멤버십을 기반으로 중국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으로 2020년까지 2000개의 매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재 사업은 '돈 버는 사업'과 '돈 쓰는 사업(소비재)'을 연계한 사업모델로 와인ㆍ부동산 펀드 등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 고객들의 자산을 늘려주고, 패션․와인 등 다양한 소비상품의 확충과 쇼핑몰 등 대형유통채널 구축을 통해 즐겁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재테크와 고품격 소비생활에 대한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켜 주는 프레스티지 사업모델이다.
이런 3대 사업은 우선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전개된 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으로 확대해 나가고 한국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국내로 들여와 한ㆍ중 사업간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비전이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면 2020년 중국기업들은 SK네트웍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자원을 통해 상당량의 산업재를 충당할 뿐만 아니라 경제력을 보유한 중국인들은 자동차, 패션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활 서비스와 소비재를 SK네트웍스를 통해 이용하게 됨으로써 중국 산업은 물론 중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하는 리딩 컴퍼니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SK네트웍스의 비전은 집중적인 중국 투자와 글로벌 경영체제의 도입을 통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우선, 2014년까지 회사 전체 투자액의 30%에 이르는 1조원 이상을 중국에 투자해 조기에 규모 있는 사업기반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실행방식으로 SK네트웍스는 중국 중심의 글로벌리제이션 전략 추진의 신속성과 현지완결성 확보를 위해 국가와 사업별로 RHQ(Regional Head Quarters:지역본사) 및 BHQ(Business Head Quarters:사업본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GHQ(Global Head Quarters:글로벌본사)체제를 도입했다.
먼저 전략지역인 중국 현지에 독자적으로 사업개발 및 투자까지 할 수 있는 현지완결형 조직인 중국HQ를 2009년 10월 신설했다.
이와 함께 BHQ 차원에서도 1단계로, 올해 1월 들어 중국 스피드메이트BHQ와 중국 소비재 플랫폼BHQ, 트레이딩BHQ 등을 중국에 조직했으며, 이어 철광석BHQ 및 화학BHQ 등 핵심사업들도 중국에 위치시켜 향후 1~2년 핵심 사업의 본사가 중국에도 자리 잡게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스피드메이트가 현지 시장 중심의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2025년 자동차등록대수 2억대, 자동차 애프터마켓 규모 4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토털 카라이프 서비스 넘버1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경쟁력 제고를 가속화 해 나가는 한편, 나머지 사업들도 중국에서의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업모델로 진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HQ 체제가 본격 가동되면 CEO인 이창규 사장도 한국 중심의 근무방식을 벗어나 중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RHQ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체류하면서 현지 중심의 의사결정을 수행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1년 중 상당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비전 2020'이 실현될 경우, SK네트웍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갖춤과 동시에 제조가 아닌 서비스 분야에서의 글로벌 기업 탄생이 나오는 것이며, 그룹의 제3의 성장축 마련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비전 실현 과정에서 자원확보와 해외시장 동반진출 등 국가경제 발전과 국내 기업들에 미칠 긍정적 파급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보여 업계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