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스] 1600선과의 대면..상승동력 고민

입력 2010-02-12 08:59 수정 2010-02-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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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옵션만기일(11일) 코스피시장이 올해들어 (사실상의) 첫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큰폭 반등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0일)는 연준의 출구전략 계획 공개에 따른 부담으로 소폭 하락했다.

유럽연합의 그리스 지원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할인율 인상 가능성'을 담은 버냉키 연준 의장의 하원 청문회 자료가 공개되면서 출구전략 임박 우려감이 고개를 들었다.

버냉키 의장이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출구전략 계획의 공개가 출구전략의 첫단추로 인식되면서 주요지수는 0.2% 내외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금통위가 시장의 예상대로 12개월째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금일 밤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책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0.31%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모처럼 프로그램이 매수우위로 돌아선데다 외국인이 매수에 가담하면서 꾸준히 상승폭을 늘려나갔다.

장 후반 1600선을 넘어서기도 했던 지수는 장 막판 상승폭이 다소 줄어 전일대비 27.69p(1.76%) 오른 1,597.81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87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도 증권(+1611억원)을 중심으로 1955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오랜 만에 쌍끌이 수급 구도가 형성됐다. 반면 개인은 3199억원 순매도로 대응했다.

KSP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1318계약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2월 들어 처음으로 매수우위(+790억원)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증시 반등이 지속되면서 환율은 사흘째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50원 내린 1156.80원에 마감했다.

일본(건국기념일)과 대만(설연휴)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이 오름세를 탔다.

항셍지수가 1.85% 급등했고 상해종합지수(0.10%), 싱가포르지수(0.70%) 등이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조선 등 중국관련주 강세

중국 긴축 우려감이 약화되면서 조선, 철강 등 소위 중국관련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중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는 1.5%로, 시장 전망치(2% 초반)를 하회했다. 전월(1.7%)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가 발표되면서 인플레이션 차단을 위한 추가 긴축은 없을 것이라는 안도심리가 확산됐다.

중국식품포장이 상한가에 진입했고, 중국엔진집단(6.02%), 차이나그레이트(5.96%), 중국원양자원(3.13%), 차이나하오란(2.03%) 등 국내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중국 긴축 완화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외됐던 조선주들의 상승폭이 컸다. 현대미포조선이 10.27% 급등한 것을 필두로 현대중공업(7.06%), 삼성중공업(5.19%), STX조선해양(6.25%), 대우조선해양(2.32%) 등의 조선주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조정과 함께 위축됐던 철강 등의 소재주들도 큰폭 상승했다.

철강업종 대표주 POSCO가 1.50% 올랐고 고려아연(6.15%), 동부제철(6.12%), 동국제강(4.96%), 유니온스틸(4.53%), 현대제철(2.47%) 등의 철강금속주들이 오름세를 탔다.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신용 우려감에 급락했던 금융주들도 힘을 받았다.

우리파이낸셜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우리투자증권(5.42%), 한국금융지주(4.43%), KB금융(4.40%), 대구은행(4.10%), 교보증권(4.02%), 기업은행(3.98%), 삼성카드(3.56%), 현대증권(3.56%), 하나금융지주(2.92%) 등의 금융주들이 고르게 상승했다.

한국전력은 연료비 연동제 시행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에 4.81% 치솟았다.

코스피 전업종이 오른 가운데 전기가스(3.87%), 조선주가 포진해 있는 운수장비(3.37%), 증권(2.62%) 등의 상승폭이 컸다.

삼성전자(1.06%)를 비롯해 현대차(1.75%), 신한지주(1.30%), SK텔레콤(0.29%), 현대모비스(1.77%), LG화학(1.46%)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부분 오름세를 탔다.

한편 하이닉스는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은데다 경쟁사 마이크론의 뉴모닉스 인수 악재가 더해지면서 3.30%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부진했던 게임주와 인터넷주들이 동반 강세를 연출했다.

SK컴즈(8.27%)와 NHN(3.73%), 다음(3.32%), KTH(4.09%) 등의 포털주들이 동반 상승했고, 손오공(7.69%), 네오위즈게임즈(5.28%), 컴투스(4.63%), 조이맥스(3.74%), 게임빌(3.72%), 게임하이(3.10%), 한빛소프트(2.30%), 웹젠(2.07%) 등의 게임주들이 올랐다.

2015년 모바일 클라우드 시장이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클루넷, 필링크, 엔빅스 등의 클라우드 컴퓨팅 테마주들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1.37%)는 외국인(+101억원)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사흘째 올라 500선을 목전에 뒀다.

불확실성 완화 안도랠리..단기 저항대 대면

글로벌 긴축 행보가 주춤해지고 이에따라 긴축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증시가 큰폭 반등했다.

무엇보다 팔짱을 끼고 있던 외국인이 매수에 나섰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5일선 부근에서 멈칫하던 코스피지수는 위쪽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며칠째 메울 엄두를 못내던 하락갭도 메웠다.

그러나 이날도 시장에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거래는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거래대금은 벌써 나흘째 4조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수급기준선(연두색) 부근인 1600선을 장악하지 못한 상태라 이중바닥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다양한 불확실성들 중 일부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출구전략을 미룬데는 세계 경제가 아직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출구전략의 지연을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출구전략 단행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왔지만 사실 미국은 출구전략을 시사했고, 중국의 긴축 행보도 1월 소비자 물가 하락만으로 제동이 걸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춘절 연휴기간동안 추가 지준율 인상 등의 긴축 조치가 나올 여지도 있다.

미국증시는 버냉키 의장의 재할인율 인상 관련 언급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는 등 컨센서스가 도출되지 못한 상태다.

이날 '중국 긴축 불안감 해소'를 국내증시 급등의 배경으로 꼽는 분석이 많지만 정작 중국증시는 0.1% 상승에 그쳤다. 유럽연합 정상회의 기대감, 외국인 매수전환 등의 수급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유럽 사태의 근원적 해결과 같은 새로운 상승동력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증시의 반등은 짧은 안도랠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어느덧 코스피지수는 갭하락 직전 암묵적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600선을 대면하고 있다. 증시가 1600선 고지 탈환을 위해 꼭 필요한 추가 상승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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