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이 금융위기 이후 실적 부진 등으로 우울한 새해를 보내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새해가 되면 연 실적에 따라 300~500%의 두툼한 보너스를 챙겼지만, 지난해 국내 18개 은행의 순이익은 4조 9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고 금호아시아나그룹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때문에 실적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더이상 보기 힘들어 진 것.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원들이 2008년부터 성 상여금이 대폭 감소됐다.
그동안 은행들은 구정이나 주주총회가 끝난 2월에서 3월께 연 매출에 따라 두툼한 보너스를 지급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마이너스 실적이 지속되면서 보너스도 사라진 셈이다.
일부 은행들은 부서와 직급에 따라 월급에 50%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 역시 연초 계획한 목표를 초과 달성해야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각 부서마다 보너스를 받는곳과 한 푼도 챙기지 못하는 이른바 '부익부빈익빈(?) 현상마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은행원들은 2007년 이전까지만 해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성과급을 받았다.
또 일부 본부장 이상의 임직원들은 성과급 수해자가 상당수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가장 큰 타격을 받은 2008년부터는 연간 성과급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장도 성과급을 반납한 상황에 임.직원들이 특별 보너스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며 "지금은 아예 (보너스에 대해)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고 씁쓸해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해 실적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연간 성과급은 커녕 급여에 50%를 지급하는 보너스만 받아도 좋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A은행 한 인사 담당 관계자는 "연간 성과급은 지급은 매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가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런 계획이 없는 상태"라며 "은행 직원들도 대부분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