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자산재평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거둘 수 있어, 기업들의 자산재평가 결정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달 자산재평가 결과가 나온 기업들 중 단연 돋보이는 기업은 현대중공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중 자산재평가 결과 1조원을 넘는 곳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현대중공업은 1조2356억4900만원의 자산재평가 차액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의 10%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이달 들어 자산재평가로 막대한 차액을 얻는 중소기업들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아세아페이퍼텍, 세이브존I&C는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평가차액을 기록했다.
아세아페이퍼텍은 지난 24일 758억154만원 규모의 자산재평가 차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시가총액이 약 43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76.27% 수준이다.
세이브존I&C는 지난 11일 1274억원8758만원 규모의 평가 차익을 발표했고 이는 당시 시가총액 845억원의 150.76% 규모다.
LS네트웍스와 삼화페인트도 돋보이는 평가액을 발표했다.
LS네트웍스는 지난 23일 5388억원6354만원의 자산재평가 차액을 발표했다. 삼화페인트는 지난 1일 816억원4300만원을 재평가 효과를 봤다. 이는 각각 당시 시총의 83.04%, 84.73%다.
그런데 큰 폭의 평가차익이 발생했지만 무조건 주가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 재평가 기업들의 주가의 흐름에는 LS네트웍스를 제외하고 눈이 띄는 종목이 없었다.
LS네트웍스는 차액 결과 발표 당시 가격제한폭까지 상승 마감했다.
또한 재평가를 진행하는 상당수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자산가치주로 분류되던 기업들이다. 이미 시장에 노출된 재료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노근환 투자전략부 총괄 연구위원은 "자산재평가는 장부가치를 높이는 것이지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며 "펀드멘탈의 변화가 아니라 기업 내부 가치 회복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위원은 "국내 상위 대기업들 중 상당수가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50%를 넘는다"며 "자산재평가를 할 경우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부분은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위원은 "과거 보루네오, 남선알미늄, 대동전자 등 자산재평가에 따라 급등한 사례가 있다"며 "최근에는 관련 재료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시장에 노출된 재평가 재료는 기업주가에 선반영된다"며 "평가차익이 발생하더라도 현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높다면 호재로 반영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증권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기대감보다 그 가치가 주가에 반영돼 있는지 아닌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평가 차익이 얼마가 나오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가치가 알려지는 시점에서 주가 수준의 위치가 관건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