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에 연말 들어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침체기를 반전시킬 만한 전환점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STX조선해양은 올 들어 8억8000만달러 규모 VLOC 8척 수주를 비롯해 차기 해상시험선, 준설선, 매립선 등을 꾸준히 수주해 왔다.
또 STX유럽에서도 극지방 운항 쇄빙예인선, 헬리콥터 캐리어, 극지방 해양탐사선, 해양작업지원선(PSV) 등 다양한 특수선 및 해양 지원선을 연이어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도 12월 들어서만 22억5000만달러 수주에 성공했다. 풍력발전기설치선(4.5억달러, 3기), 로로컨테이너선(3억달러, 4기), 드릴쉽(11억달러, 2기), 반잠수식시추선(5억달러, 1기) 등 올해 12월 현재까지 연간 신규 수주금액은 31억달러에 달한다, 국내 주요 조선사의 조선·해양부문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클락슨에 따르면 앙골라 국영선사(Sonangol)로 부터 2억50000만~3억달러 규모의 탱커 수주 등이 이미 성사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어, 빠르면 연내 추가 수주 가능성 높아진 상태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앙골라 국영선사에서 발주하는 탱커 수주는 내년 1월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올해 수주는 31억 달러 수준으로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교보증권 최광식 책임연구원은“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0억 달러의 수주(12월에만 22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12억5000만 달러(Suezmax 3척포함) 수주에 그친 삼성중공업과의 수주잔액 차이를 소폭 좁혔다”면서“대규모 수주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경쟁사와의 백로그 차이가 크게 나고, 최근 수주한 선박들의 가격도 낮아 수주 마진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클락슨은 최근 삼성중공업의 수주 소식을 업데이트했다. 클락슨은 그리스의 센트로핀(Centrofin Mngt)사로 부터 삼성중공업이 159k DWT 탱커 3척을 척당 6억2000만달러에 수주한 것으로 발표했다. 선가는 클락슨 공표선가와 비슷한 수준이며, 인도는 2011년까지이다.
또 삼성중공업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스웨덴의 스테나AB사로 부터 158k DWT 탱커 2척(옵션 포함 4척)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조선해운 시장이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에 대해 저가수주에서 선종변경 및 인도지연 반영에 따른 계약변경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시장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력 회복을 확신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김수진 연구원은“지금 나오는 수주들은 이미 이야기가 계속된 것으로, 최종 계약이 안 됐던 것을 연말 되기 전에 매듭을 짓는 상황”이라면서“내년에는 미뤄왔던 벌크선이 발주가 다수 나올 전망인데, 이는 중국의 부각이 본격화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해다.
더군다나 중국은 내년에 고부가가치선에서도 본격적인 수주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여 국내 조선사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은 올해 LNG선 5척을 수주했는데, 내년에는 중국을 고객으로 하는 에너지 관련 선사들이 중국 발주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대응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