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허리를 겨누고 있는 중국 산둥성 옌타이와 한국의 인천, 군산은 저마다 달리 자리를 잡고 있지만, 두산인프라코어라는 열쇠말을 넣고 보면 한-중 서해권역이 눈에 들어온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한-중 서해권역 7곳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며 서해를 품에 안았다. 생산거점의 모태는 한국의 인천공장이고, 건설장비의 차세대 표준모델을 앞세운 군산공장이 내년 봄에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진출의 출발이자 역동하는 환(環) 서해 생산거점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곳에 1996년 굴삭기 공장을, 2003년에는 공장기계 공장을 세웠다.
두산중국투자유한공사 김동철 법인장(부사장)은“올해가 중국 진출 이래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한 해였다”면서“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의 건설기계시장이 붕괴되면서 전세계 모든 건설기계업체들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시장으로 몰려들어 현지 업체들과 뒤엉키며 판매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메이저 업체들이 중국시장을 겨냥한 저가형 모델을 선보이면서 현지 업체들도 가격할인 등 다양한 판촉전에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경쟁력 있는 A/S를 앞세워 올해 중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판매고를 올리면 순항중이다. 지난 11월말까지 1만3200대의 굴삭기를 판매해 전년 1만2101대를 넘어섰고, 연말까지 1만4000대 이상을 판매해 전년 대비 16%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굴삭기 사업을 시작할 때 ‘두산’ 브랜드의 경쟁상대는 ‘캐터필라’, ‘고마쯔’ 등 미국과 일본의 세계적인 굴삭기 업체들이었다. 두산은 차별화 전략으로 이들의 벽을 넘어서고 있다. 고개만족도 평가에서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위에 오른 것이 두산의 괄목상대를 대변한다.
지난 1998년부터 중국시장 최초로 굴삭기 할부판매를 도입한 것은 두산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의 발판이 됐다. 현금이 모자라 구매를 꺼렸던 잠재고객이 구매고객으로 바뀌면서 13.8%에 불과했던 두산의 시장점유율이 1999년에는 22.6%로 두 배 가까이 뛰어 올랐다.
할부판매가 창이었다면 중국에서 가장 많은 370여 곳의 영업 및 A/S망은 두산 중국사업의 방패이다. 두산은 중국에서 반경 150km이내 장비는 해당 A/S센터가 24시간 이내에 커버한다는 이른바 'SAN(Service Assurance Network) 150' 전략을 운영 중이다.
김동철 법인장은 “SAN150 전략의 고객만족률은 97%에 달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SAN 100전략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처리시간도 24시간에서 12시간 이내로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선과 변화는 두산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는 배경이다. 최근 두산은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20톤~33톤 미만의 중형급에서 소형장비의 수요가 증가하는 선진국형으로 변화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 때 전체 굴삭기 시장에서 70% 넘게 차지하던 중형장비 비중이 최근에 58%대로 축소되고 있는 것.
두산은 장쑤성 쑤저우에 소형장비 거점인 제2 생산공장을 건설하면서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두산은 이곳에 1단계로 2011년까지 연간 소형굴삭기 8500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완성하고, 이후 2단계 설비 확장을 통해 1만2000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또 2013년까지 5만대 규모의 디젤엔진 공장 준공을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다.
무엇보다 두산은 중국 시장에서 ‘두산’의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고급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김동철 법인장은 “두산 굴삭기가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지만 캐터필라, 고마쯔, 히타치 제품에 비해서는 아직도 10만~20만 위안씩 낮은 가격을 받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우리 제품은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고 알려졌는데, 이제는 (비싼) 가격만큼 성능이 좋다는 쪽으로 소비자 인식을 바꿔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