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을 담합한 6개 LPG 공급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사상 최대액인 668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위는 2일 LPG 가격담합 관련 2차 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업체별 과징금 액수는 SK가스 1987억원, E1 1894억원, SK에너지 1602억원, GS칼텍스 558억원, 에쓰오일 385억원, 현대오일뱅크 263억원 등이다.
다만 자진신고한 SK에너지·SK가스 등 2개업체의 과징금을 빼면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은 4093억5000만원이다.
공정위는 담합사실을 제일 먼저 자진신고한 업체의 과징금을 100% 면제해주고 두번째로 자진신고한 업체의 경우 50%를 경감해주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6개 LPG업체는 지난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LPG 판매가격을 매월 총 72회에 걸쳐 결정하면서 사전에 정보교환 및 의사연락을 통해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해 21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먼저 수입사인 E1과 SK가스는 가격결정업무 담당자 간 전화연락 및 모임을 통해 서로 상대방 가격을 사전에 확인하거나, 가격변동폭에 관해 협의한 후 LPG 판매가를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해왔다.
이에 따라 양사 간 평균 가격차는 프로판과 부탄 모두 kg당 0.01원이었다. 사실상 가격이 동일한 셈이다.
E1과 SK가스는 LPG 판매가를 거래관계가 있는 정유사들에게 팩스 등으로 통보했고, 이에 따라 정유사와 수입사 간 충전소 판매가는 동일하거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또한 LPG 공급사들은 공동으로 결정한 LPG 판매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여러 경쟁회피 방안을 마련·시행했다.
LPG 공급사들은 충전소에 대해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거래처를 확대해 나가는 지극히 정상적인 경쟁을 '거래처 침탈'로 규정하고 해당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장기공급 계약이 체결돼 있지 않은 거래처에 단기간에 저가로 LPG를 판매하는 '스폿(Spot)거래'도 합의를 통해 중단했다.
이를 위해 LPG 공급사들은 수시로 영업담당 임원급·팀장급 모임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과징금 규모는 공정위가 지난 7월 미국 반도체칩 제조업체 퀄컴에 부과했던 과징금 2600억원을 크게 웃돌아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