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 동안 중국 베이징 SK타워에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고 ▲핵심경쟁력 강화 ▲신성장 전략 강화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 강화 등 지속적 성장방안을 논의한 뒤 SK그룹을 기술 선도 사업구조로 재편키로 했다.
SK그룹이 지난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에 성공,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앞으로는 그룹의 R&D 역량을 한데 모아 글로벌에서 통할 신기술을 발굴해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최태원 회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SK그룹은 국내에서는 경쟁사와의 경쟁력 차이가 줄어들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신흥경쟁국 부상과 기술융합화 트렌드로 도전을 맞고 있다"면서 "이 같은 국내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중심의 성장전략 등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지난 2005년 항조우 선언 이후 추진해온 중국 중심의 글로벌라이제이션에도 변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한 뒤 "국내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을 갖고 중국 사업에 나서는 공급자 중심의 접근 방법이 아닌 철저한 중국의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을 세분화하고 발전시키는 시장과 수요자 중심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4년간 R&D 분야에 5조7000억 원을 집중 투자키로 한 바 있다.
특히 SK그룹은 올해 녹색기술, 차세대 정보통신, 생명과학, 정보전자소재 분야 등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R&D 투자규모를 1조3000억 원으로 늘렸다. 이는 지난해 R&D 투자규모(1조1000억원)보다 18%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04년도 SK그룹의 R&D 투자규모가 35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그룹 R&D 투자규모가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분야별로는 ▲무공해 석탄 에너지, 해양바이오 연료, 태양전지, 그린카 등 녹색기술 ▲차세대 망 기술, 차세대 인터넷 기술 등 정보통신기술 ▲글로벌 신약개발 등 생명과학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개발, LCD용 부품소재 등 정보전자소재 등 4대 집중 투자분야를 설정했다.
SK그룹은 이번 CEO 세미나 결과를 토대로 계열사별로 신성장동력 비전을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과 SK에너지 등 주력사별로 구체적인 R&D 규모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여기에 계열사별 조직과 인력 관리 등 세부 사안과 방법론은 회사별로 구체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김신배 SK C&C 부회장, 윤석경 SK건설 부회장, 박영호 SK㈜ 사장, 구자영 SK에너지 사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 및 CIC 사장 등 30명과 관련 임원 등이 참가했다.
아울러 SK그룹은 미래경쟁력의 핵심은 R&D와 인재확보에 있다고 보고, 올해 신입사원을 당초 계획보다 늘린 800명을 뽑았다.
최태원 회장은 "R&D를 통한 미래기술 확보와 역량있는 인재채용은 기업의 중장기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에 해당한다"고 강조하고 "경영환경이 악화돼 어렵더라도 R&D와 인재채용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SK 상생 인턴 1800여명과 경력사원 채용 등을 포함하면 SK그룹의 올해 전체 일자리 창출 규모는 3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