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스] 발목 잡는 환율.. 숲보다 나무

입력 2009-11-18 08:47 수정 2009-11-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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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열린 뉴욕증시(16일)는 일본의 3분기 GDP 성장률과 미국의 10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심리를 자극해 다우지수(1.33%)를 비롯한 주요지수가 1%대 상승세로 마감했다.

파산보호에서 벗어난 제너럴모터스(GM)의 실적 개선과 JP모간체이스의 영국 증권사 카제보그룹 인수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족집게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메리디스 휘트니가 내년도 미국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장 후반 주요 지수의 상승탄력은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뉴욕발 훈풍에 힘입어 7.32p(0.46%)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 한때 160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프로그램 매물이 증가하면서 약세로 돌아서 전일대비 6.49p(0.41%) 내린 1585.98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5거래일 만에 2032억원 매수우위로 돌아선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149억원, 1912억원 순매도로 대응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1424계약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 매도(-1907억원) 위주로 1299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환율은 다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으나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비드 주문에 낙폭은 제한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70원 내린 1154.10원으로 마감했다.

미국증시 상승에도 불구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은 대체로 쉬어가는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정부가 디플레이션으로 공식 인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블딥 우려로 0.63% 내렸고, 항셍지수(-0.13%), 가권지수(-0.76%), 싱가포르지수(-0.68%)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한편 상하이종합지수는 0.24% 올랐다.

은행 강세, 자동차 부진..변종 신종플루 우려 신종플루주↑

우크라이나에서 확산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높은 변종 신종플루가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에 최근 급락하던 신종플루 테마주들이 무더기 급등세를 연출했다.

파루, 오공, 서울제약, 케이엠 등이 상한가에 진입한 것을 비롯해 웰크론(14.17%), 한독약품(13.81%), 케이피엠테크(11.75%), 중앙백신(11.56%), 녹십자(6.18%), 고려제약(5.67%), 중앙바이오텍(5.58%), 오리엔트바이오(4.95%), 대한뉴팜(3.98%), 명문제약(3.95%), 에스디(3.65%), 한국콜마(3.53%), 씨티씨바이오(3.38%), 지코앤루티즈(3.27%) 등 양시장 신종플루 관련주들이 꿈틀거렸다.

외환은행(2.18%)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강정원 행장의 발언에 KB금융이 1.51% 올랐고, 우리금융(2.78%)과 대구은행(2.67%), 서울저축은행(5.63%), 삼성카드(4.58%), 동양생명보험(1.69%) 등 은행주 중심의 금융주들이 강세를 기록했다.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면서 자동차, IT 등의 수출주들이 위축됐다.

현대차가 1.96% 내린 것을 비롯해 기아차(-2.61%), 글로비스(-3.14%) 등이 하락했고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지분매각설 등 악재가 겹치며 5.37% 급락했다.

IT 대표주 삼성전자가 0.68% 내렸고 하이닉스는 채권단의 보유지분 블록세일 검토에 따른 오버행 이슈 부담으로 6.60% 급락했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POSCO(1.08%)가 위안화 절상 수혜 및 내년도 호실적 전망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현대중공업(0.30%), LG(0.60%), KT(0.13%), 롯데쇼핑(1.18%) 등이 오름세를 탔다.

반면 삼성화재(-2.74%)와 SK에너지(-1.30%), 신세계(-1.28%), 현대제철(-1.21%), NHN(-0.79%), SK텔레콤(-0.56%), 현대건설(-0.42%) 등은 하락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은행(0.92%)과 철강금속(0.78%), 종이목재(0.31%), 서비스(0.28%), 음식료품(0.23%) 등이 올랐고, 보험(-2.53%)과 운수장비(-1.73%), 전기전자(-1.19%), 운수창고(-1.10%), 증권(-1.04%) 등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생명 상장 추진 수혜주로 부각되며 전일 급등했던 CJ(1.18%)와 CJ제일제당(0.23%)이 강세를 이어갔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3분기 어닝쇼크와 증권사의 투자의견 하항 조정에 3.54%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은 기관의 매도공세(-268억원)에 나흘째 하락(-0.80%)했다.

서울반도체(0.98%)와 메가스터디(0.36%), 태웅(4.28%), CJ오쇼핑(0.72%), 태광(1.66%), 성광벤드(3.77%), 다음(1.40%) 등이 선전했으나, 셀트리온(-2.10%)과 SK브로드밴드(-0.76%), 동서(-0.76%), 소디프신소재(-0.80%), 네오위즈게임즈(-3.49%), 코미팜(-3.13%) 등이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전일 3분기 실적 부진 충격으로 유니슨(-8.08%)과 마이스코(-7.09%), 한일단조(-5.59%), 동국S&C(-3.38%), 동국산업(-3.29%), 용현BM(-0.30%), 현진소재(-0.65%) 등의 풍력주들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편 미국이 원전 전력생산 확대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비엠티(3.04%), 모건코리아(2.67%), 보성파워텍(1.13%), 티에스엠텍(0.36%) 등 원자력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일공공일안경은 대규모 유증 결정 소식에 11.76% 급락했다.

무기력 증시..숲보다 나무

뉴욕발 훈풍에도 불구 국내증시가 추락하는 환율에 발목이 잡히며 무기력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향하는 박스권 채널 내에서 예상범주내의 등락이 거듭되고 있기에 우려할 만한 조정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현대차 등 지수 영향력이 큰 시가총액 상위 수출주들이 지수를 끌어내리면서 대다수 종목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외환당국의 개입과 더불어 심리적 지지선인 1150원대가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를 지탱해주고 있지만, 한국의 수출의존도가 어느나라보다 높은지라 불안불안한 원/달러 환율 동향에서 눈을 떼기 어려운 실정이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원화 강세)에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이슈가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약달러에 원인이 있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고 출구전략 도입을 지연키로 함에 따라 풍부한 유동성은 주요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진 미국 증시와 상품시장에서 거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이 펀더멘탈을 넘어 버블이 형성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지만, 근시일내 유동성 위축 가능성이 낮은지라 유동성 랠리가 언제 꺾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월가의 유명 여성 애널리스트인 메리디스 휘트니는 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고평가 상태이며 미국 경제가 내년중 리세센에 다시 빠져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본인이 약세론자가 아니라고 강조한 휘트니는 "지금 주식시장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전개되는 유동성 랠리 앞에서 족집게 애널리스트도 판단이 적잖이 어려운 모양이다.

코스피 1600선을 장악하기에는 모멘텀과 체력이 모자라지만, 그렇다고 당장 증시가 급락할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교란하는 왝더독 장세, 방향성 없는 지수의 일진일퇴 흐름은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락추세가 완연한 코스닥 차트는 온통 '전강후약'을 나타내는 음봉 투성이다.

암묵적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475선 마저 붕괴되면서 코스닥시장은 하락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위기에 처해 있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등의 해외증시들이 유동성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철저히 소외된 코스닥시장 개인 투자자들의 최근 체감지수가 얼마나 낮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당분간은 시장(지수)에 기대를 걸기보다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당국의 개입과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장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여지보다는 상승압력을 받게될 공산이 크다는 관점에서 저평가 수출주들을 우직하게 모아나가는 중장기 전략이 유효하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이나 기관이 주도적으로 매수하는 실적 호전주들중 추세가 양호한 종목들에 대한 선별적인 접근이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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