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내달 초 6개 LPG社 담합 징계 수위 결정

입력 2009-10-2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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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소명절차 진행 중…정부 고강도 압박 '논란'

공정거래위원회가 6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회사들의 담합과 관련해 최종 과징금을 확정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따라서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담합 및 과징금 규모 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LPG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E1과 SK가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6개 LPG공급사에 가격 담합과 관련된 조사 결과를 통보, 업체들의 소명을 듣고 있다.

업체들의 소명 절차가 마무리되면 공정위는 최종 과징금을 확정하게 된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6년여에 걸쳐 LPG 판매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조사해왔다. 공정위는 LPG 업체 가운데 리니언시(Leniency·자진 신고자 감면제) 신청이 들어왔기 때문에 혐의 사실 입증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리니언시란 기업들의 자진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불공정 행위를 자백한 기업에 대해 처벌·과징금 등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6개 LPG사의 과징금 규모가 1조원 정도 되냐?'는 조경태 의원의 질문에 "대략 그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해 담합 및 과징금 규모에 대해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6개 업체들의 LPG 공급가격 편차는 ℓ당 0.79원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반면 휘발유·경유는 같은 지역이라도 주유소마다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 특히 공정위는 국내 정유업체가 생산한 LPG와 수입한 LPG의 공급 가격이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지난 7월 퀄컴에 부과한 26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과징금 규모는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소명 절차를 마무리하면 공정위에서 전원회의를 걸쳐 최종 과징금 규모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관련 절차에 따라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위에서 결론을 내리더라도 공정성 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공정위가 심사 중인 사안에 대해 철저히 비밀에 붙여왔으나 이번엔 이례적으로 공정위원장이 결과를 사전에 공개해 버린 꼴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원회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위원장의 발언은 자칫 외압으로 미쳐질 수 있어 공정성에 흠집을 낼 수 있다. 또 과징금 규모가 예상보다 적어질 경우 '봐주기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업체들의 소명 과정을 통해 충분한 타당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상황의 일부를 받아 들여 과징금의 상당액이 감면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원회의를 거쳐 담합혐의가 최종 확정된 것도 아닌데 공정위 수장이 공개적으로 담합을 공식화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아울러 LPG업계는 공정위가 지적한 LPG가격 담합의 경우 국제 가격에 연동돼 결정되기 때문에 가격결정 구조가 투명, 담합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의 가격이 국내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간 가격 조율이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격 탄력성이 빨라 근처 충전소에서 10원이라도 싸게 판매할 경우 인근 충전소 역시 그 가격을 따라 갈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비슷한 수준이 될 수밖에 없어 업체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상태다.

한편 LPG업계는 최근 여론과 정부의 물가안정논란 등으로 인해 2개월간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LPG공급가격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PG업계는 당초 10월 공급가 결정에 앞서 LPG 국제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프로판 및 부탄 각각 톤당 75달러 상승)한데다 환율 등의 영향으로 원가인상 요인이 ㎏당 약 170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지만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물가안정이라는 정부의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당시 업계에선 밝혔지만, 공정위 발표를 앞두고 몸사린 것이 아니냐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따라서 공정위의 과징금 발표를 앞두고 LPG업계가 막대한 손실을 감내하고 다음달 공급가격도 동결시킬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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