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자금시장내 신용 경색이 심화된 여파로 캐피탈업계가 자산 건전성 하락 및 조정 자기자본비율 하락으로 몸살을 겪었지만 최근 금융시장 개선 분위기를 틈타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4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량 캐피탈 업체를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 노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은캐피탈은 이달 초(1일) 모은행인 기업은행이 기은캐피탈에 주주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8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기은캐피탈은 지난 1분기말 연체율이 9.48%를 기록하는 등 자산 건전성 하락으로 인한 우려가 컸으나 자본증자를 통해 건전성 개선과 영업기반 확충을 동시에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공제회 계열사인 한국캐피탈 역시 리스 및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1284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를 지난주 발행했다.
한국캐피탈의 경우 일반 회사채 발행이 수월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산 유동화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업계의 평이 현재 지배적이다.
현대캐피탈은 그동안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자동차 할부금융의 실질적인 창구 역할을 소화하면서 할부금융 물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한 유동성 관리가 수월했지만 최근 'YF쏘나타'와 '쏘렌토 알'을 통한 자동차할부금융 판매실적 호전으로 유동성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국내 캐피탈사들은 주로 은행 계열이나 그룹 계열이 대부분이라 대주주의 직간접적인 지원으로 재무적 융통성을 확보하고 있어 극단적인 유동성 경색이나 캐피탈채 투자에 따른 채무 불이행 위험은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동안 금융위기를 거치며 자금시장 악화와 잠재적 부실 요인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캐피탈 업체들의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유동성 보강을 통한 건전성 개선과 앞으로 경기 회복 국면의 본격 진입에 따른 기업들의 자금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신평사 애널리스트는 "캐피탈 산업은 일부 자동차금융 할부사를 제외하면 한정된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어 수익의
안정성이 높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 같은 시각에 비춰볼 때 최근의 유동성 확보 노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캐피탈업계 자금조달 구성을 보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가 캐피탈 업체별로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캐피탈채 투자자들의 선별적 투자가 요구되는 한편, 이 같은 유동성 확충 노력이 일시적인 것인지 혹은 지속적인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여신전문 금융기관의 대표격인 캐피탈사 대부분이 자금조달시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유사시 자금지원 채널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최근의 유동성 보강 작업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역시 "최근 캐피탈 업계를 둘러싼 우호적인 유동성 보강 흐름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당장 어렵다"며 "자금 경색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은행계 캐피탈사가 자금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