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IPTV 사업] '바보상자'에서 '참여형 멀티미디어'로 거듭난다

입력 2009-09-07 08:46 수정 2009-09-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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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텔레비전(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른다. 이는 한쪽에서 떠드는 것을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소통과 참여가 어려운 일방통행을 걸어왔다.

TV가 수십년간 바보상자 역할을 하는 동안 사회는 인터넷의 보급과 각종 방통융합이 전개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다.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바보상자'도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주문에 따라 '소통과 참여'가 가능한 IPTV를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최근 들어 IPTV 사업이 단순 VOD(주문형비디오), 텍스트를 제공하는 정보제공형 서비스에 그쳤던 것과는 달리 양방향 서비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공공서비스를 비롯한 방송통신위원회가 민간기업들과 함께 추진하는 여러가지 IPTV 서비스 사업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 못지 않게 관련 업계에서도 IPTV는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오히려 양방향의 IPTV 장점을 살려 공공서비스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차별화된 융합형 콘텐츠...IPTV 재도약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위해 올 방송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225억원 중 95억 원의 예산으로 ‘융합형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IPTV의 양방향적 특성을 활용하는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기존 매체 콘텐츠와 차별화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 드라마 시청 중 영상 내 물건(자전거, 배 등)을 클릭해 세부정보를 제공하는 영상연동형 융합콘텐츠, 방송 중 시청자가 구매코자 하는 쌀, 보험 등의 상품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커머스 기능 등 다양하다.

또 참여형 융합 콘텐츠는 시청자가 선호하는 요리사와 재료를 직접 선택해 그에 따른 다양한 요리결과를 시청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심각해진 구직난을 위한 해결책으로 ‘양방향 구인구직 콘텐츠’ 서비스도 준비 중에 있다.

이는 기존 취업포탈과 연계해 채용정보, 채용뉴스, 성공사례 등을 보여주고 구직자 스스로가 제작한 영상 이력서 등을 공유하는 서비스도 구현될 예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콘텐츠 사업 관계자는 “이는 기존 취업포털이 TV에 그대로 구현되는 서비스”라며 “채용기관, 고용지원센터, 캠퍼스 리쿠르팅과도 연계해 구직자를 연결하는 방송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진화하는 IPTV, 양방향 서비스로 탈바꿈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4개 공공기관, 9개 업체와 함께 IPTV의 쌍방향적 특성을 살린 생활공감형 공공서비스에 45억3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공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방통위는 국방, 농림수산정보, 보건의료, 관광정보서비스를 추진 중에 있으며 8월 중으로 유괴·실종 경보서비스 개통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찰청과 IPTV 사업자가 추진 중인 유괴·실종 경보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공공기관, 언론사, 이동통신사, 인터넷포털, 은행 등 총 37개 기관·사업자가 참여하는 사업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본 서비스를 위해 관련 기관들은 유괴실종경보 정보 연동을 위한 표준 환경을 구축하고 24시간 실시간 송출, 방송 중 즉시 경보발령 등 서비스 환경을 개발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방통위는 SK브로드밴드, 한국관광공사와 선호여행지, 여행 바구니, 검색서비스 양방향 기능을 제공하는 관광서비스, LG데이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질병 및 약품정보, 자가진단, 병원정보, 원격상담의 4가지 기능을 제공되는 보건의료 서비스 등을 준비 중에 있다.

특히 보건의료 서비스는 소외지역에 양방향 서비스를 통해서 1차적 진료를 제공하고 TV라는 매개체를 적극 활용해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요하는 요즘 웰빙 바람에 적절한 농식품 관련 정보교환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도 개발되고 있다.

이는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교육서비스 뿐 아니라 농산물 안전정보 및 이력추적정보 및 도매시장정보도 제공해 농식품 관련 정보교환을 위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농업인과 소비자간 직거래 서비스를 위한 T-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인 본 서비스는 농림수산업 경쟁력 및 수익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을 기대해볼 만하다.

방통위 관계자는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IPTV의 특성을 살려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한편 관련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앞으로 재난재해, 교통정보, 자치단체 서비스 발굴을 위한 부처 및 사업자화 협력 추진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IPTV 영어자막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이는 기존 방송콘텐츠 및 신규 방송콘텐츠에 양방향성 영어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의 단순 자막 서비스가 아닌 국영 또는 영영사전 간의 연동, 정보 검색서비스가 제공되는 등 제대로 된 외국인 친화적 자막 서비스가 갖춰질 전망이다.

◆IPTV 업계, 사용자 중심의 2세대로 진입

IPTV는 KT와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가 각각 2007년 7월, 2006년 6월에 VOD서비스를 위주로 한 ‘Pre-IPTV’를 선보인 이후, 기존 유료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양방향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점이 IPTV가 한단계 성장하는 진입로에 있다는 판단이다. VOD서비스의 1세대를 거쳐 본격적인 양방향 콘텐츠를 활용하는 2세대로 접어든 것이다.

이러한 진화는 IPTV가 ‘참여형 멀티미디어’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TV 하나로 쇼핑, 게임, 영화, 요리 등 각종 정보와 의견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일이 가능해졌다.

IPTV의 과거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형 콘텐츠였다면, 현재는 참여와 소통이 가능한 리얼 콘텐츠인 셈이다.

미래의 유비쿼터스, ALL-IP 시대에서는 가정에서 IPTV로 방범, 난방, 전기 등을 제어하고 화상통화가 보편화 되는 등 일상의 필수요소로 거듭날 전망이다. 단순한 TV 기능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는 것이다.

이미 업계에서도 이같은 미래 지향적 콘텐츠 개발에 착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의 멀티앵글 서비스는 TV 시청 중 내가 원하는 카메라 각도를 선택해 시청이 가능하다. 향후에는 멀티앵글 서비스를 실시간 방송이나 스포츠 중계에 적용할 계획이다.

연동형 T-커머스는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 시청 중에 드라마 속 배경이 되는 장소 혹은 등장인물이 착용한 옷, 신발, 등을 선택해 즉석에서 리모콘을 활용, 구매까지 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브로드앤TV 2.0’을 통해 사용자환경(UI)의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고객친화형으로 수익구조와 해외수출, 고객확보 등 양방향 서비스를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SK브로드밴드 이주식 뉴미디어사업단장은 “1세대 IPTV가 원하는 시간에 프로그램을 골라 보면서 변화의 싹을 틔워냈다면 브로드앤IPTV 2.0은 변화하는 미디어 소비 행태를 반영한 고객 중심 UI를 앞세워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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