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입력 2009-08-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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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상품이 '국가 이미지 훼손' 50.6%, '처벌반대'도 53.2%

'짝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어긋난 인식이 여실히 드러났다.'짝퉁'이 국가 이미지 훼손 등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하지만 '짝퉁'을 유통하고 구입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에는 반대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이 위조상품 구입 경험이 1회 이상 있는 서울시 거주 20~40대 여성 소비자 558명을 대상으로 '위조상품 구입 소비자의식조사' 결과 응답자 모두가 위조상품을 하나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유하고 있는 위조 상품의 개수는 1~2개가 67.4%로 가장 많았고 3~5개가 그 뒤를 이었다. 10개 이상 갖고 있다는 사람도 1.3%로 위조상품이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었다.

품목별로는 짝퉁 가방을 갖고 있다는 소비자가 3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지갑, 액세서리류, 의류, 선글라스, 시계, 구두류, 스포츠용품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도 20대~40대를 통틀어 가방의 비율이 20대부터 각각 33.9%, 41.2%, 3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런 짝퉁상품의 구입장소로는 인터넷쇼핑몰이 27%, 아는 사람을 통해서 19%, 동대문상가 16%, 남대문상가 13%, 이태원상가(7%) 순이었고 특히 40대의 경우 아는 사람을 통해서 구입했다는 의견이 28.6%로 가장 높았다.

위조상품 구입이유로는 '마음에 들어서'가 38.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명품을 갖고 싶은데 비싸니까' 30.2%, '유행이라서' 13%, 충동구매 9.3%, 과시욕 3.7% 등으로 응답했다.

이처럼 국내에 이른바 짝퉁들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나 이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의 의견을 밝혀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위조상품이 국가 이미지를 훼손시킨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의 비율이 50.6%로 절반이 넘는 소비자들이 짝퉁상품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위조 상품 제조자와 소비자를 처벌하는 법률의 국내 시행에 대한 질문에는 53.2%가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여 위 대답과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즉, 짝퉁이 국가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처벌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20대가 64.8%로 처벌을 반대하는 비율이 높았는데 소시모측은 위조상품을 유행 패션 아이템의 일부로 보고 또 위조상품을 사는 행위를 가볍게 여기는 젊은층의 의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30대 여성 직장인들은 친구들끼리 같이 짝퉁을 구입하러 가거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도 '짝퉁'을 검색해보면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 지, 짝퉁 잘 사는 법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 주소영(가명)씨는 "친구들 중에 루이비똥 짝퉁 가방 하나씩 안 들고 다니는 애들이 없다"며 "어디를 가면 진짜 같은 짝퉁을 팔고 심지어는 해외 어디를 가면 좋은 물건이 있는지 공유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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