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디자인의 자유'가 '삼성 따라 하기(?)'

입력 2009-08-24 14:12 수정 2009-08-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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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두리 디자인 컨셉트 ‘차용’…고객 아이디어도 반영 안 돼

디자인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LG전자가 PDP TV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국내 처음으로 싱글레이어 디자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쟁사의 컨셉트를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와 함께 애초 취지중 하나였던 고객들의 생활 아이디어 반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가 최근 보보스 PDP TV 신제품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는 TV 테두리에 패턴 무늬나 그림을 넣은 새로운 디자인의 보보스 PDP TV 신제품 4개 모델을 출시했다.

일명 '보보스2'로 불리는 이 제품에 대해, LG전자는 거실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새로운 디자인의 TV를 컨셉트를 적용했다는 의미에서 '디자인의 자유(DOF, Design of Freedom)'로 이름을 정했다.

DOF는 보보스 PDP TV의 테두리 부분에 금색 패턴 무늬, 푸른 물결, 붉은 꽃 등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 관계자는“PDP TV는 LCD TV와 달리 화면과 테두리 부분까지 하나의 유리재질로 마감한 싱글레이어로 돼 있다”면서 “DOF는 테두리 부분에 디자인 적용을 처음으로 시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LCD TV 크리스털 로즈 시리즈를 내면서 TV테두리에 차별적인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을 들어, LG전자가 보보스2에서 보인 시도는 일종의 ‘응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V라인 크리스털 로즈 TV를 출시해 3개월 만에 5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었다. 이 제품은 크리스털 느낌의 투명한 친환경 신소재 테두리 안에서 블랙과 레드의 자연스런 컬러 표현이 찰랑 거리는 레드 와인을 채운 것을 연상시키도록 디자인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보스2는 이전 모델과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디자인에 있어서는 차별화를 꾀한 제품”이라면서 “LG가 삼성을 따라하려고 애를 많이 쓴 것 같다”고 평가했다.

LG전자가 경쟁사의 디자인 개념을 응용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LCD TV 판매량의 10% 수준인 PDP TV에 차별화된 테두리 디자인을 접목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LCD TV 테두리에 디자인 개념이 적용된 색을 입히기 위해서는 소재부문의 혁신과 대규모 투자가 전제돼야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PDP TV의 유리 재질 테두리에 색을 입히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업체 디자인 담당 한 임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테두리 컬러에 프리즘 효과가 나타나는 크리스털 로즈의 양산을 위해 금형 기술에만 4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LCD TV 테두리에 색을 입혀 양산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작업임을 시사했다.

한편 LG전자의 보보스2는 출시 이전에 ‘소비자가 디자인한 TV’로 먼저 알려졌다. 지난 6월말, LG전자가 7월말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보보스 PDP TV 디자인 공모전을 연다고 일제히 홍보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 보다 생활에 잘 어울리는 TV디자인을 찾기 위해 고객과 머리를 맞댄 것”이라는 한국지역본부 HE마케팅팀장 이우경 상무의 말도 보태졌다.

하지만 20일 출시된 보보스2 4개 모델에는 소비자의 디자인이 반영되지 않았다. LG전자 마케팅부문 한 관계자는 “공모전이 현재 진행 중으로 최종결정은 9월에 될 것”이라면서 “이후 디자인 연구소와 상의를 해 반영여부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설명인데, 결과적으로 소비자 디자인이 반영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LG전자 디자인부문 한 관계자는 “이미 공모전 디자인이 반영되는 것은 물 건너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제품이 이미 출시됐고 디자인실로 검토를 위해 넘어온 공모전 아이디어는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TV 테두리 디자인은 소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LG전자의 이번 공모전도 우수 디자인을 발굴해 직접 활용하기 보다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참조하거나 일종의 홍보 효과를 의도한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이번 LG전자 공모전을 주도한 곳이 디자인 부서가 아닌 상품기획부서라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 마케팅부문 관계자도 “PDP TV의 테두리에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공모전 기획을) 반영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 했다.

두 달 이상 진행된 공모전에는 모두 54개팀이 참가했다. LG전자는 공모전 디자인을 실제 제품에 반영하는 것과는 별도로 9월10일 예정된 시상을 진행하고, 입상자에 대해 LG전자 입사 지원시 가산점 부여 등 혜택을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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