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코스피시장이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소폭 반등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7일)는 전일 중국증시의 급락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경기회복 지연 우려로 주요지수가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개장 전 발표된 주택용품 전문유통업체 로우스의 2분기 실적 악화 소식이 매도심리를 부추겼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66달러선으로 떨어지는 등 주요 상품 가격의 약세가 이어졌다.
1530선에서 하락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전일과 달리 대규모 선물을 매수하면서 프로그램 매수를 유발해 오전 장 한때 156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중화권 중심의 주변 아시아증시들이 불안한 흐름을 연출하면서 1530선까지 되밀리는 등 널뛰기 등락을 펼치던 코스피지수는 장 막판 상승반전에 성공, 전일대비 3.18p(0.21%) 오른 1550.24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512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나흘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19억원, 1640억원 매수우위로 대응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전일 선물을 대거 처분했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5764계약 순매수로 돌아선 영향으로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3681억원) 위주로 3854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환율은 하루 만에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0.60원 내린 1246.30원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이 소폭 반등했다. 장중 1.5% 이상 하락하던 상해종합지수가 1.40% 반등 마감한 것을 비롯해 닛케이지수(0.16%), 항셍지수(0.84%), 싱가포르지수(0.85%) 등이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대만 가권지수는 2.05% 급락마감했다.
삼성전자의 힘
삼성전자가 프로그램 매수를 등에 업고 2.38% 급반등하며 지수를 플러스권으로 올려 놓았지만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하락종목수(553)가 상승종목수(269)를 크게 압도했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사실상 조정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했고, 코스닥시장(-1.22%)의 표정은 더 어두웠다.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철강, 금융주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프로그램 매수 덕에 오름세를 탔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0.35%)와 한국전력(0.96%), 현대차(2.34%), 현대중공업(0.25%), SK텔레콤(1.16%), LG(0.27%), 현대모비스(2.37%), LG화학(2.97%), 하이닉스(1.86%) 등이 올랐고, 호남석유(5.64%)와 엔씨소프트(5.17%), 삼성SDI(4.56%), 한미약품(4.13%), OCI(4.03%) 등의 상승폭이 컸다.
반면 POSCO(-1.07%)와 신한지주(-1.02%), KB금융(-1.36%), 우리금융(-1.81%) 등이 부진했고, 전일 급락장에서 강했던 현대상선(-6.25%)과 녹십자(-5.54%)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전기전자(1.69%)와 전기가스(1.24%), 통신(0.71%), 운수장비(0.54%) 등이 올랐고 운수창고(-1.83%)와 기계(-1.49%), 의약품(-1.41%) 등은 부진했다.
한편 대덕전자가 증권사의 턴어라운드 호평에 12.87% 급등했고, 한국슈넬제약이 경영권 분쟁 조짐에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외면 속에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오후 들어서는 코스닥 스타지수선물 가격 급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서울반도체(-1.52%)와 셀트리온(-1.76%), SK브로드밴드(-0.39%)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태웅(-6.70%)과 차바이오앤(-4.70%), 성광벤드(-4.10%), 태광(-2.86%) 등의 낙폭이 깊었다.
전일 어닝쇼크 충격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던 평산(-12.41%)은 3분기 실적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급락세를 이어갔고, 현진소재(-6.45%) 등의 단조주들도 부진했다.
한편 엔케이바이오가 면역치료제 효과 입증 소식에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고, 안철수연구소는 미국시장 진출 기대감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루멘스는 LED칩 제조업체들의 공급부족 소식에 10.00% 급등세로 마감했다.
춤추는 프로그램 장세
국내증시를 이끌어온 외국인이 흔들리면서 수급주체가 사라진 가운데, 베이시스 변화에 따라 출렁이는 프로그램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일에는 6천억원대의 프로그램 매물이 증시를 끌어내리더니 이날은 프로그램이 매수우위로 돌아서면서 증시를 떠받치는 힘이 됐다.
타이트닝(긴축) 전략 도입에 신중할 수 밖에 없는 각국 정부의 입장으로 인해 유동성의 급격한 변화는 없지만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모멘텀 부족이 지속됨에 따라 선물동향에 따라 증시가 춤을 추는 왝더독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포지수', '두려움지수'라 불리며 주가 흐름에 역행하는 변동성지수(VIX)가 오랜만에 급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VIX는14.92% 상승한 27.89를 기록했다. 이는 1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간헐적 반등이 나타났었지만 지난해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을 기록한 이래 VIX는 추세적인 하락세를 지속해왔다.
역사적 바닥권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반등이 나타났다는 점은 경기회복 속도론, 밸류에이션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증시로서는 반갑지 않은 대목이다. 지나고 봐야 알게될 일이지만 추세전환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일 뉴욕증시에서는 주택건설업 체감경기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전일 말씀드렸던대로 주택지표의 핵심은 '주택가격의 상승'이다.
정책적 지원에 따라 주택판매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거나 건설 체감경기가 좋게 느껴질 수는 있어도 고용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 근로자들의 주머니가 마른 상태에서 (주요 자산증식 수단인) 주택의 가격마저 오르지 못한다면 소비심리의 회복은 요원하다.
또한 금융기관들의 주택담보가치도 개선되지 못해 자산건전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용위기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주택가격이 회복세를 타지 못하는 이상 금융시스템의 완전 정상화는 불가능한 셈이다.
게다가 주택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 가려졌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실이 지방은행들의 도산을 초래하면서 새롭게 이슈화될 조짐이어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S&P500지수는 장대음봉을 기록하며 단기 수급기준선과 20일선을 동시에 이탈했다.
전일 낙폭이 컸던 만큼 글로벌 증시의 자율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겠으나, 예견된 기술적 반등 수준에 그친다면 재차 조정압력이 거세질 수 있는 국면이므로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찾기까지 당분간 보수적인 시장접근이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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