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 없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이동통신 3사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가 KT를 마지막으로 모두 끝났다.
올해 2분기는 KT-KTF 통합으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이통사의 과열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의 과다 지출로 이어졌다.
또 통합 KT는 이동통신사업 분야에서 14.9%의 매출 상승을 올리면서 4%, 3%에 머문 경쟁사를 제치고 '통합'의 시너지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 이통사 마케팅 돈잔치 '펑펑'
LG텔레콤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분기 1427억원에서 무려 59.3%가 감소한 581억원에 그쳤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전분기 2085억원에서 54.4% 상승한 3220억원이 빠져나갔다.
SK텔레콤 역시 마케팅 비용은 9486억원으로 2분기 시장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신규 가입자 모집비용이 증가해 전분기 대비 43.6% 상승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53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 하락했다.
이와 달리 KT는 전분기 대비 24% 증가한 705억6000만원을 마케팅에 사용해 대조를 이뤘다.
결국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LG텔레콤은 과다한 마케팅 비용으로 영업이익 감소를 가져왔고, SK텔레콤 역시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으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KT, 시장 장악력 더 커질까
이동통신업체에서 '태풍의 핵'으로 거듭나며 촉각을 곤두세웠던 통합 KT의 시장 장악력은 이동통신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여전히 경계의 대상으로 2분기를 마감했다.
특히 전체 매출 부분에서는 KT를 제외하고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마케팅비용 등 지출대비로 볼 때 성과는 미미하다.
KT는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한 4조8725억원, SK텔레콤 4.7% 증가한 3조679억원, LG텔레콤 3.7% 증가한 1조7539억원의 전체 매출을 올렸다.
수치상으로는 KT가 통합 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비춰지지만 전반적인 사업 성과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다.
우선 영업이익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성과를 거뒀다. 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483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9.2% 하락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무려 49.9%의 상승을 나타냈다.
이동통신이 중심이 된 무선사업은 전년보다 0.3% 하락했지만 전분기 대비 14.9% 증가한 2조 5079억원으로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10%대 매출 상승을 가져왔다.
이는 통합 2개월 만에 나온 성과라는 점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 잠식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SK텔레콤 역시 현시점에서 2분기 실적이 KT보다 우월하더라도 아직 통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4분기나 내년 1분기 쯤 본격적인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CFO 장동현 전략조정실장은 “아직 KT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우리도 KT 합병 이전에 기업 사업단 신설 등 조직개편과 SK브로드밴드, 나텔링크 등 관계사와 본격적인 경쟁체제 마련해 대비책을 세웠다”고 앞으로 KT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