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2분기 실적 '통합 KT' 위력 빛났다

입력 2009-08-07 12:09 수정 2009-08-0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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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무선사업 매출 전분기보다 14.9% 증가...과열 경쟁에 마케팅 비용 급증

유래 없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이동통신 3사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가 KT를 마지막으로 모두 끝났다.

올해 2분기는 KT-KTF 통합으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이통사의 과열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의 과다 지출로 이어졌다.

또 통합 KT는 이동통신사업 분야에서 14.9%의 매출 상승을 올리면서 4%, 3%에 머문 경쟁사를 제치고 '통합'의 시너지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 이통사 마케팅 돈잔치 '펑펑'

2분기 실적을 들여다보면 전반적으로 이통 3사 모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며 전분기 대비 성장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마케팅에 들어간 비용이 영업이익과 불균형을 이루는 양상이 전개됐다.

LG텔레콤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분기 1427억원에서 무려 59.3%가 감소한 581억원에 그쳤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전분기 2085억원에서 54.4% 상승한 3220억원이 빠져나갔다.

SK텔레콤 역시 마케팅 비용은 9486억원으로 2분기 시장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신규 가입자 모집비용이 증가해 전분기 대비 43.6% 상승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53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 하락했다.

이와 달리 KT는 전분기 대비 24% 증가한 705억6000만원을 마케팅에 사용해 대조를 이뤘다.

결국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LG텔레콤은 과다한 마케팅 비용으로 영업이익 감소를 가져왔고, SK텔레콤 역시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으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KT, 시장 장악력 더 커질까

이동통신업체에서 '태풍의 핵'으로 거듭나며 촉각을 곤두세웠던 통합 KT의 시장 장악력은 이동통신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여전히 경계의 대상으로 2분기를 마감했다.

특히 전체 매출 부분에서는 KT를 제외하고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마케팅비용 등 지출대비로 볼 때 성과는 미미하다.

KT는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한 4조8725억원, SK텔레콤 4.7% 증가한 3조679억원, LG텔레콤 3.7% 증가한 1조7539억원의 전체 매출을 올렸다.

수치상으로는 KT가 통합 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비춰지지만 전반적인 사업 성과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다.

우선 영업이익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성과를 거뒀다. 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483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9.2% 하락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무려 49.9%의 상승을 나타냈다.

이동통신이 중심이 된 무선사업은 전년보다 0.3% 하락했지만 전분기 대비 14.9% 증가한 2조 5079억원으로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10%대 매출 상승을 가져왔다.

이는 통합 2개월 만에 나온 성과라는 점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 잠식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SK텔레콤 역시 현시점에서 2분기 실적이 KT보다 우월하더라도 아직 통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4분기나 내년 1분기 쯤 본격적인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CFO 장동현 전략조정실장은 “아직 KT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우리도 KT 합병 이전에 기업 사업단 신설 등 조직개편과 SK브로드밴드, 나텔링크 등 관계사와 본격적인 경쟁체제 마련해 대비책을 세웠다”고 앞으로 KT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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