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트럼프 리스크, “내년 코스피, ‘상박하변’…미 관세인상·금리 변동성 확대”[미국 대선]

입력 2024-11-06 16:48 수정 2024-11-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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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서치센터장 6인, 미 대선 후 금융시장 전망
“상반기 박스권 하반기 변동성 확대”…코스피 최저 2300
“환율 추가 상방압력 불가피…유가 이벤트성 하락 가능성”
“비트코인 강세…방산·금융·원자력 수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번 주 뉴욕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의 실언 파문을 가라앉히고자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가 많은 이곳을 찾았다. 앨런타운(미국)/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번 주 뉴욕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의 실언 파문을 가라앉히고자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가 많은 이곳을 찾았다. 앨런타운(미국)/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되면서 ‘트럼프노믹스’에 국내 금융시장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국내 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6일 본지 설문조사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박스권 흐름을 보이다 하반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관세 인상과 글로벌 안보 리스크 등이 세계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던 과거 ‘트럼프 정부’ 시절의 학습경험 탓이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시기(10월 4~30일) 국내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상고하저 ‘박스피’ 우려

장희종 iM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감세와 규제 완화로 경제 활성화는 한국에도 일부 수혜가 기대되나,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과 물가 재반등 우려는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여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코스피 전망을 2300~2800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올해 코스피지수 움직임과 비슷한 ‘박스피’(박스권 코스피) 흐름을 예상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당선시 내년 상반기 코스피가 고점을 통과한 이후 하반기 변동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코스피 밴드를 2500~3200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내각 구성 이후 하반기 정책 시행에 대한 시장 불안심리 확대가 예상된다”며 “대중국 관세 부과 시점에 따라 내년 하반기 급격한 하락세 전개 가능성이 있다. 이는 물가 상승압력 확대 우려를 가중시키면서 금리인하 사이클 조기 종료 가능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중심주의에 따른 글로벌 안보 리스크 확대, 미국의 관세인상 가능성은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친 디레이팅 요인”이라며 “재정적자 우려와 관련된 금리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내년 코스피 전망을 2600~3050으로 제시했다.

환율·국고채 오르고 유가 내리고

원·달러 환율은 다시 오를 것(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트럼프 당선 및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차지하는 레드스윕(공화당 싹쓸이)이 나타날 경우 환율은 현재수준에서 추가적인 상방압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영일 센터장은 “트럼프 당선시 해리스의 시나리오보다 상대적으로 재정적자 및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11월 평균은 트럼프 당선시 1380원을 예상한다”며 “그러나 내년까지의 중장기적 시계에서는 1300~1400원 박스권 내 평균 1360원을 예상한다. 재정 및 무역 정책 발표에 따른 등락만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국채 금리와 연관성이 높은 한국 국고채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감세 공약으로 재정지출 확대와 물가 상승 우려 등이 금리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며 단기적으로 상방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가는 하방 압력을 자극할 전망이다. 트럼프의 친 화석연료 정책으로 미 원유 생산 증가 기대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기대감도 유가 하방요인이다. 이경수 센터장은 “OPEC+의 국제유가 가격 결정력이 상승할 것”이라면서 “다만, 트럼프가 유가 하락을 언급한 만큼 이벤트성으로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비트코인 + 방산·금융·원자력 강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금·은 자산의 상승세를 점쳤다. 이날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3월 13일 기록했던 7만3800달러대를 약 8개월 만에 뛰어넘으며 사상 처음 7만4000달러선을 돌파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화폐에 보다 우호적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금은 생산 비용의 지속적 상승으로 하방 경직성이 확보되며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종형 센터장은 “대선을 앞두고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을 보인 만큼 트럼프 당선 확정시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선 이후 비트코인이 역사적 고점을 회복한다면 비트코인의 미국 전략적 준비 자산 편입이 현실화되는지 여부에 따라 추가 상승폭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주식 가운데 투자 유망섹터로는 방산, 금융, 원자력, 반도체 등이 꼽혔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원전 에너지 계약이 늘고 있는데 정부 지원이 추가로 뒷받침될 경우 원전 수혜가 기대된다”며 “트럼프 공약 이행으로 NATO 방위비 증강시 최근 동유럽 중심으로 레퍼런스를 쌓은 국내 방산업체들이 추가 수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영일 센터장은 “트럼프 리스크 우려가 커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 확대, 조기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에 대한 불안심리가 부상하며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이 유효하다”며 “내년 하반기 금융, 통신, 유틸리티 등 방어주가 투자유망섹터”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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