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30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3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진했던 미국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소화하면서 증시가 방향성을 상실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51포인트(0.22%) 내린 4만2141.54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9.25포인트(0.33%) 밀린 5813.6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4.82포인트(0.56%) 떨어진 1만8607.93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빅테크 5개 기업이 3분기 성적을 내놓는다. 시장은 빅테크 실적에 기대하면서도 ‘관망모드’를 유지했다. 이 영향으로 빅테크의 주가는 서로 엇갈리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했다. 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이날 2.92% 뛰었다. 하지만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정규장에서 각각 0.25% 하락, 0.13% 상승했다. 31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은 1.53% 떨어졌고, 아마존은 1% 올랐다.
장 마감 후 메타와 MS는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간 외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메타는 3.01%, MS는 4.27% 하락했다. MS는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은 것이 시간외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기술기업의 실적이 여전히 해당 분야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투자자들을 고무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주의 약세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날 실적을 내놓은 AMD는 이날 10% 넘게 급락했다. 4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의 기대를 밑돈 영향이다.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는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이 회사 거버넌스와 투명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회사 감사직에서 사임했다는 소식에 32.68% 폭락하면서 반도체주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미국 상무부는 3분기 GDP(속보치) 증가율이 전기 대비 연율 2.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9%)를 밑도는 것이다. 다만 3분기 소비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의 실망감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3분기 소비지출은 전 분기 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전 분기의 2.8% 대비 개선됐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민간 고용지표는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민간고용은 23만3000개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11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거래일 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40달러(2.08%) 오른 배럴당 68.61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43달러(2.01%) 뛴 배럴당 72.55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5일로 끝난 주간 원유 재고가 5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S&P글로벌커머디티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8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 기간 휘발유 재고가 270만 배럴 감소하면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증시는 독일에서의 인플레이션과 유럽 기술주들 부진이 맞물리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증시 벤치마크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8포인트(1.25%) 하락한 511.51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220.73포인트(1.13%) 하락한 1만9257.34, 영국 런던증시 FTSE지수는 59.98포인트(0.73%) 내린 8159.63, 프랑스 파리증시 CAC지수는 82.75포인트(1.1%) 하락한 7428.3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럽 곳곳에선 정책과 기업 실적,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됐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지수가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CNBC방송에 따르면 독일의 10월 물가상승률은 2.4%로 급등하면서 유럽 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를 다시 넘어섰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1%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0.2%를 기록해 기술적 경기침체에서 벗어났지만, 물가 부담이 투자자들을 압박했다.
주요 기술주의 하락도 유럽증시 발목을 잡았다. 스톡스600지수에서 기술 섹터는 2.4% 하락했다. 프랑스 IT 서비스 기업 캡제미니는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를 하향했다는 소식에 6.39% 하락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은 3.24% 내렸다.
국제 금값은 미국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짐에 따라 커지는 불확실성에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7% 오른 2799.9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이자 2800달러를 목전에 두게 됐다. 현물가격은 0.5% 상승한 온스당 2788.89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장 초반 온스당 2789.73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올해만 35% 급등했다. 이대로라면 1979년 이후 연간 최고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31일 오전 8시 2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0.15% 하락한 7만2495.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1.21% 상승한 2665.4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1.15% 내린 597.48달러에, 리플은 0.60% 떨어진 0.52424508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는 이번 주 줄줄이 발표되는 고용지표를 주목하면서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 하락한 104.09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37% 상승한 1.0858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4% 하락한 1.296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153.4엔으로 변동 없었다.
CNBC방송은 “밤새 미국에선 엇갈린 경제지표들이 나왔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전망에 대한 명확한 정보는 거의 없었고, 이로 인해 달러는 국채 금리와 함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