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매운 맛 통했다…K라면 대명사 ‘신라면’, 해외서 더 인기 [장수 K푸드⑲]

입력 2024-1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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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1986년 출시해 올해 38주년...K푸드 붐에 글로벌 마케팅 역점

누적 매출 17조5000억 원ㆍ판매량 386억 개
‘맛있는 매운맛’ 구현 위해 전국 고추 연구
1987년 첫 해외 진출…세계 100여 개국 판매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매운 라면의 시대'를 연 농심 '신라면'이 오랜 기간 '국민 라면'으로 사랑받고 있다.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를 30여 년간 지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12일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은 1986년 출시돼 올해 38주년을 맞았다.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17조5100억 원, 판매량 386억 개를 기록하며 꾸준히 잘 팔리는 명실상부 스테디셀러다. 성장세도 여전하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4% 성장한 1조2100억 원, 판매량은 16억6000만 개로 전 세계 곳곳에서 1초에 53개씩 팔렸다.

농심은 신라면의 인기 비결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꼽는다. 신라면 출시 이전 국내 라면 시장은 순하고 구수한 국물 제품이 대다수였기 때문. 이에 농심은 맵고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서 착안해 얼큰한 소고기장국의 맛을 토대로 깊은 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라면 개발에 나섰다.

맛있게 매운맛을 구현하기 위해 농심 연구진은 전국에서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최적의 맛을 찾을 정도였다. 아울러 1982년 설립한 안성스프전문공장 기술력도 국물의 맛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면발 또한 기존 '안성탕면'보다는 굵고 '너구리'보다는 가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200개가 넘는 면발을 개발하고 테스트했다. 이렇게 탄생한 신라면은 1991년 처음 라면 시장 1위에 오른 후 33년간 자리를 지키는 국민 라면이 됐다.

국내를 제패한 신라면은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은 최근 5년간(2019~2023년)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두며 연평균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출시 이듬해인 1987년 처음으로 해외로 나간 신라면은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전략 아래 해외 소비자를 공략했다. 특히 최근 K푸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법인 매출이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법인의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성장하며 해외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농심은 2022년 5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제2공장을 통해 현지 신라면 공급을 확대 중이다. 코스트코,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에도 진출하며 실적을 높이고 있다. 기존에는 아시안 마켓 중심으로 한인 시장에서 잘 팔렸다면 이제는 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추세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의 주류 시장(Mainstream) 매출은 2018년 이미 아시안 마켓 매출을 6대4 비율로 제쳤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찾는 라면이 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 호주, 베트남 법인 신라면 매출도 전년 대비 각각 19%, 26%, 58% 성장하며 힘을 보탰다. 현재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되며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아레나스까지 지구촌 전역에서 찾을 수 있는 K푸드가 됐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으로, 국내를 앞질렀다. 판매량이 늘면서 중국 상해, 청도, 심양과 미국 LA에 공장을 세우고 농심재팬(2002년), 농심호주(2014년), 농심베트남(2018년), 농심캐나다(2020년)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을 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우리 맛으로 세계 100여 개국에 진출한 식품 한류의 중심"이라며 "지구촌 랜드마크뿐만 아니라, 라면을 판다고 상상할 수 없는 지역까지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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