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인 2002년 8만명에서 급감
디지털 소외층 위해 유지 의견도
대면 영업의 주축이었던 카드모집인이 지난 1년간 2100명 넘게 짐을 쌌다. 최근 5년 간 가장 많이 줄어든 규모다. 온라인 및 모바일을 통한 카드 발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말 4000명 선도 무너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드사들이 비용절감 및 카드발급 트렌드에 맞춰 모집인 수를 줄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금융 취약계층의 불편함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카드모집인 수는 439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535명) 대비 32.75%(2140명) 감소한 것으로 2020년(2165명) 이후 최대 규모다.
카드 모집인은 2016년 2만2872명에 달했다. 하지만 영업점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게 돼 있었던 카드모집인도 덩달아 철퇴를 맞았다. 2017년 1만6658명까지 쪼그라들었던 모집인은 카드사들의 디지털 전환 모색과 비대면 채널을 통한 회원 모집이 확대되면서 1만 명대 선도 붕괴됐다.
2019년 1만1382명에서 2020년 9217명까지 내려앉았고 △2021년 8145명 △2022년 7678명 △2023년 5818명으로 매년 1000여 명씩 줄었다. 올해는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지며 모집인 수가 4000명대 선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드모집인은 발급 건수당 카드사로부터 10만~15만 원 수준의 수당을 받는다. 카드사들이 모집인 관리를 위해 점포 운영에 투입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모집인 1명에 들어가는 비용만 약 40만 원에 달한다. 카드사들이 카드 발급을 비대면으로 진행해 인건비와 점포 운영비를 줄이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 카드모집인이 1만 명대였던 2019년 기준 카드사의 모집비용은 9279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8417억 원으로 줄어들며 최근까지도 800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모집인이 감소했지만, 카드 회원 수는 꾸준히 증가추세다. 9월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의 개인 회원 수 합계는 7784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7542만3000명) 대비 242만4000명 증가했다.
최근 들어서는 모집인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는 것보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와 같은 제휴카드를 위주로 유통사나 빅테크 등을 이용하는 기존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카드사 회원으로 유치하기도 한다.
다만 모집인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카드 발급 약관이 보험 약관만큼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미성년자 등 금융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카드모집인이 사라지면 카드사들의 향후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집인이 카드 발급 이외에도 카드를 통한 대출 상품 소개, 교차판매 등 역할을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카드모집인 수를 적정선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