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사내이사 1100명 넘어… CEO도 500명대
카카오, 임기 종료되는 사내이사만 108명 최다
4대 그룹 CEO급 100여 명 조만간 거취 결정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상반기 중 공식적으로 임기 만료를 앞둔 사내이사 경영진이 110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대표이사도 500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30대 그룹 2025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1월 초 이후로 공식적으로 임기가 남아있는 사내이사는 370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145명은 내년 상반기 중에 기존 임기가 공식 종료될 예정이다.
연말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삼성과 SK를 포함한 4대 그룹의 인사 변동 여부다. 이들 4대 그룹에서 내년 상반기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사내이사 인원만 총 219명이고, 이 중 99명은 대표이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별로 보면, SK그룹이 98명으로 임기만료를 앞둔 사내이사 수가 가장 많은데 이 중 41명은 대표이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LG 51명(대표이사 26명) △삼성 39명(17명) △현대차 31명(15명) 순으로 파악됐다.
특히 삼성전자 사내이사 4명 중 3명(노태문 사장, 박학규 사장, 이정배 사장)은 내년 상반기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그룹 계열사들에선 △삼성SDI 최윤호 대표이사 △삼성전기 장덕현 대표이사 △에스원 남궁범 대표이사 등 여러 주요 경영진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들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대표이사의 인사는 그룹 중장기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들의 연임 여부가 내년 삼성의 경영 방향을 판단하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계열사 중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종료되는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박원철 SKC 대표이사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다.
현대차 그룹 중에서는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등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올 연말 인사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LG그룹에서는 부회장급인 권봉석 ㈜LG 대표이사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뒀다.
내년 상반기 중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사내이사가 가장 많은 그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카카오 그룹이었다. 카카오 그룹의 계열사가 130여 곳에 달하다 보니, 내년 상반기 중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만 108명으로 최다였다.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들은 올해 연말과 내년 초에 걸쳐 단행될 각 회사 인사에서 연임, 자리 이동, 퇴임 중 거취가 결정된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는 사업의 방향을 새로 설정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인물을 통해 반전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 연말 인사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더욱 강하게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