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4일 원ㆍ달러 환율의 전날과 같은 급등세가 지정학적 불안감과 미국발 금융 불안이 일시적 요인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전날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4월 말 이후 두 달 이상 달러당 1200원선을 유지해오다 1300원대로 재차 진입했다. 참고로 원화값이 달러당 1300원대로 마감한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29일 1340.70원 이후 두 달 보름 만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 급락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 등이 전날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켜 예상치 못한 큰 폭의 환율 급등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이처럼 원ㆍ달러 환율이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과 달리 급등했기 때문에 불안 심리가 호전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도 "최근의 무역수지 흑자에도 불구 시장이 느끼는 불안감만으로 환율 급등세를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그 이유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병설은 확인도 쉽지 않거니와 당장 그 때문에 무슨 일이 발생할 사안도 아니다"며 "CIT의 파산 가능성 역시 불안 요인이기는 하나 CIT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아주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기준으로 CIT 자산은 약 805억달러로 1조9385억 달러 자산의 시티그룹과 비교한다면 1/24 정도에 불과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투자심리 악화 이상의 충격은 아니라는 것.
그는 "아시아 대부분의 통화가 원화처럼 큰 폭의 약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고유 요인 때문에 환율이 급등했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는 힘들다"며 "은행들의 단기외채 문제 또한 새삼스러운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들의 무차별적인 한국 금융시장 이탈로 해석하기도 어렵다"며 "원화값이 급락했던 전날의 경우 채권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통화안정증권을 2767억 원이나 순매수하는 등 채권시장 전체로 1958억원 순매수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대형 악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환율 급등은 장기간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