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10% 인상, 삼성전자 3500억 더 낸다.

입력 2024-10-23 12:45 수정 2024-10-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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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업용 전기요금 10.2% 인상
반도체-철강-디스플레이 등 전력 다소비 업종 직격탄
고물가·환율·고금리로 이미 한계, 경영 위축 우려
중소기업, 부담감 더 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그래픽 (연합뉴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그래픽 (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와 철강 등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계의 경영 활동에 더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전력 소비량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기·가스비 등 유틸리티비용으로 5조518억 원을 썼다. 2022년 3조7794억 원보다 1조2724억 원 늘어난 금액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동력 및 수도광열비로 1조8601억 원을 냈다. 전년(1조5620억 원)보다 30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전력비 및 연료비는 2조4722억 원으로 전년(2조4296억 원)보다 426억 원 늘었다.

이처럼 대규모 장치 산업에서 필수적인 전기와 수도·가스 요금 등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 요금의 대폭적인 인상은 기업에 큰 부담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이날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5.2%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 전기요금과 상점 등에서 쓰이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주택용과 일반용 등을 제외한 산업용 전기요금만 평균 4.9% 인상한 바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20대 법인이 사용한 전력은 8만50009GWh(기가와트시)로 집계됐다.

이들 20대 법인이 낸 전기요금은 12조4430억 원이었다. 20대 법인의 전력 사용량을 보면 삼성전자가 2만2409GWh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하이닉스(7980GWh), 현대제철(6904GWh), 삼성디스플레이(5550GWh), LG디스플레이(5533GWh) 등 순이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들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등 전력 다소비 업종에는 직격탄이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추가 전기요금 비용은 수백~수천 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곽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전기요금으로 3조2600여억 원을 냈다. 전기요금 10.2% 인상으로 연간 약 3500억 원의 비용이 더 드는 셈이다.

기업들은 경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전기 요금 인상을 예상은 했지만, 10%는 너무 급하게 올린 것”이라며 “전기를 많이 쓰는 대규모 장치 산업에는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화업계 관계자 역시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전반적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전기요금까지 오르게 되면 부담이 가중될거 같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가 인상되면 기본적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힘든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10% 인상 정도는 기업별로 체감이 다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보다도 매출이 크지 않은 기업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소기업 대다수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에너지비용 부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이 부담된다는 응답은 93%에 달했다. ‘매우 부담’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39.7%를 기록했다. 전기요금 인상 추이가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74.2%의 기업이 ‘감소한다’고 답했고 8.9%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다’고 응답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이날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 인상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 산업계는 고물가·환율·고금리로 이미 한계에 놓였다”며 “전기요금 차등 인상으로 경영 활동 위축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번 전기요금 차등 인상이 한전의 부채 부담 완화, 서민 경제의 어려움 등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산업계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 전반의 에너지 효율이 개선되고 소비자에 대한 가격 신호가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원가주의에 기반한 전기요금 결정 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요금 인상’이라는 네거티브 방식이 아닌 전기를 아끼면 인센티브를 주는 포지티브 방식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제조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연속해서 인상하는 것은 성장의 원천인 기업활동에 부담을 주고 산업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기요금 인상요인은 반영하되 산업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전반의 전기소비자들이 비용을 함께 분담하고 에너지효율화에 적극 동참하게 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미래계획과 경영전략을 현실에 맞게 수립할 수 있도록 향후 전기요금 조정방향을 명확히 제시해 주고 기업별로 차등화된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세액공제 확대, 무탄소에너지 투자촉진과 기술개발강화 등의 후속대책도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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