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인적 쇄신 예고…컨트롤타워 부활·등기임원 복귀 필요성도 제기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4주기와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2년을 앞두고, 삼성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부진에 조직개편과 인적 쇄신은 물론 최근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과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필요성 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7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한 지 2주년을 맞는다. 현재 분위기를 고려할 때 올해도 별다른 취임 기념행사는 열리지 않을 전망이지만, 최근 상황을 반영한 주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재계는 25일 고 이건희 선대 회장 4주기를 맞아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이나 만찬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한다. 예년에도 이 회장은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한 뒤 사장단과 오찬을 했다.
자리가 마련된다면, 이 자리에서 계열사 사장단에게 주요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2년 회장 승진에 앞서 진행된 계열사 사장단 오찬에서는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 등에 미리 준비하지 못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을 놓치는 것은 물론 30년간 이어온 D램 지배력까지 위협받고 있다.
31일로 예정된 3분기 실적발표도 위기감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8일 발표했던 3분기 잠정 실적발표에서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2% 줄어들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특히 노사 갈등 등 안팎의 악재가 이어지며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 5월 긴급 투입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3분기 잠정 실적발표 후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냈다. 이어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 철저한 미래 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 혁신 등 세 가지 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반성문'에 이어 내놓을 쇄신 카드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전보다 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는 연말 정기 인사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적 쇄신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재계는 이 회장의 최근 동남아 출장에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이 동행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위기 앞에서 중요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11일 동남아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삼성 위기 대응 방안 등에 대해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이전 귀국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