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약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달 23일 끝나는 고려아연의 자기주식(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지분 경쟁은 막을 내리고, 양측의 경영권 다툼은 2라운드인 주주총회 표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종료된 영풍·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5% 이상의 지분이 응했다. 영풍·MBK는 주당 83만 원에 해당 물량을 모두 사들인다. 이에 따라 영풍·MBK의 지분은 33.13%에서 38% 이상으로 늘어난다.
당초 최대 목표치인 발행주식총수의 14.6%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유의미한 의결권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영풍·MBK는 양측의 공개매수가 모두 마무리된 뒤 내달 초쯤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주총 핵심 안건은 이사 추가 선임이 될 전망이다. 현재 고려아연 사내이사는 6명인데, 정관상 이사 중도 해임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이기 때문에 이사회 구성원 수에 제한이 없는 점을 활용해 영풍 측 인사를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이달 23일 종료된다. 최 회장 측이 남은 유통 주식인 약 15%를 모두 매집해 이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영풍·MBK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이 더 높아지게 된다.
같은 날 마무리된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영풍·MBK가 최소 29%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했지만 청약 물량은 이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패 원인은 최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 가격을 영풍·MBK이 제시한 가격(주당 3만 원)보다 높은 3만5000원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공개매수 과정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겠다”며 “이러한 노력의 첫걸음으로 우선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중단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기존에 진행하던 소송 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풍·MBK의 공개매수가 끝나도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23일까지 지속된다. MBK에 대항하는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9만 원, 영풍정밀은 3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고려아연 지분 최대 20%(414만657주), 영풍정밀은 35%(551만2500주)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우군인 베인캐피탈도 별도로 고려아연 지분 2.5%를 공개매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