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도 전쟁 대응 측면서 트럼프 선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경합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을 다루는 데 있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조지아·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 등 7개 주요 경합주 유권자 21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두 대선 후보 중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냐’는 물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들은 50%로 해리스 부통령을 꼽은 답변(39%)을 크게 웃돌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누가 더 잘 대응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한 응답률이 48%로 해리스 부통령(33%)을 크게 앞섰다.
두 개의 전쟁 모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우세한 것은 부분적으로 부동층 유권자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짚었다. 무소속 유권자 중 거의 절반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더 잘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약 3분의 1은 해리스 부통령을 택했다.
중동 분쟁에 대해서는 무소속 응답자의 4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할 것이라는 답변은 절반 수준인 26%에 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을 전 세계의 상대적 평화의 시기로 꼽으며 당시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정세의 원인을 미국 민주당 정부의 무능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두 전쟁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변화의 후보로 내세웠지만 외교 정책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와 거리를 두지 않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권의 정책을 물려받아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지원을 유지할 방침이다.
다만 이스라엘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겠다는 해리스 부통령의 약속은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요 경합주인 미시간주의 아랍계 미국인들의 표심을 흔들 수 있고 젊은 층 유권자들 사이에서 반전 시위가 다시 시작될 우려도 있다.
물론 유권자들에게 외교 정책은 투표를 좌우하는 우선순위는 아니다.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로 경제와 이민, 국경 안보 등을 꼽았다. 다만 차기 대통령이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두 전쟁을 물려받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어느 후보가 경험과 리더십으로 더 잘 대응할 것이냐는 문제는 이번 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