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대표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반기 대거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하반기 들어 순매수분을 대부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주식을 7조9971억 원, SK하이닉스를 3조8039억 원, 총 11조801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세에 이들 기업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3.82%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67.14% 급등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외국인의 순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를 9조1644억 원, SK하이닉스는 2조7662억 원 순매도했다. 상반기 11조8010억 원 순매수 금액 보다 많은 주식을 판 셈이다.
이러한 하락세는 ‘반도체 업황 겨울론’과 개별 기업에 대한 우려에 따라 증권가의 실적 전망·목표주가 하향조정에 나서면서 투심이 약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9월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업황 악화를 전망하며 목표가를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하향했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 역시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대폭 줄였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예상을 밑도는 스마트폰 수요, 구형 메모리 수요 둔화, 비메모리 적자 폭 전 분기 대비 확대, 경쟁사 대비 늦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진입까지 반도체 부문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며 “재고 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축소로 수익성 훼손도 야기되며 3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췄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모바일·PC향 메모리 수요가 예상을 밑돌고, 환율 등으로 3분기 실적 추정치를 하향한다”고 짚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향후 반도체 업황이 우려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공급자 중심 메모리 수급 환경이 유지되면서 2025년 업황은 우려 대비 양호할 것”이라며 “단기 우려와 악재가 대부분 주가에 기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