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당정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야권 후보가 단일화를 시도하는 등 여러 변수가 연이어 등장해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당초 이번 재보선을 지역 중심으로 치르고, 중앙당은 후방 지원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수정해 재보선 총력전에 들어갔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선 애초 이번 재보선 지역 4곳 중 보수 지지세가 강한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군의 경우 승리를 기대하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김건희 여사 의혹과 의정 갈등 장기화 등으로 인해 여론이 악화하자 재보선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선거구별 단일화 변수도 여권엔 악재다. 부산 금정구는 여권의 텃밭인 만큼 윤일현 후보의 안정적 승리를 예상해왔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단일화에 성공하면 오차범위 내 승부라는 자체 여론조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ARS(자동응답 시스템)를 통한 적합도 여론조사를 통해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야권 단일후보는 이날 오후 확정될 예정이다.
인천 강화군의 경우 박용철 후보가 재보선 후보 확정 이후인 지난달 27일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상태다. 또 지역구 3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표 분산 우려도 존재한다.
여당 지도부에선 위기감이 커진 듯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전날(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 금정 유세 지원 일정을 소화했다. 한 대표는 윤 후보를 '지역 일꾼'이라고 강조하고, 침례병원 정상화를 언급하며 지원전을 펼쳤다.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전날 강화를 찾아 시장을 방문해 박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추 원내대표는 지역구 의원인 배준영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박 후보가 강화군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참전한 이유는 이번 재보선에서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 중 한 곳이라도 야권에 내준다면 한 대표의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친한(친한동훈)계 사이에서는 한 대표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선 패배로 중도 사퇴한 김기현 전 대표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선거에 총력을 다하는 것을 비롯해 대통령실을 향해 김 여사 이슈 대응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이날 7·23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을 지원한 의원들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김 여사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