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명품백 수수 의혹’ 김건희 여사·최재영 목사 ‘불기소’

입력 2024-10-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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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직무관련성 없다’ 결론…尹 대통령도 무혐의

김 여사 무혐의…“명품백, 우호관계‧접견 위한 수단”
영상공개 10개월만…현직 영부인 직접수사 첫 사례

검찰이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받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도 무혐의 처분됐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논란이 불거진 지 10개월 만이다. 검찰이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지 5개월 만의 결론이기도 하다.

이번 의혹은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는 모습을 최 목사가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작년 11월 서울의소리가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서울의소리가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했고, 올해 5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 지시로 전담 수사팀이 꾸려지면서 수사가 본격화했다.

검찰이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해 대면 조사까지 벌이는 등 직접 수사한 첫 사례지만, 그 과정에서 터져 나온 잡음과 최종 결론을 두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뉴시스)

뇌물수수‧알선수재 등 전부 ‘혐의 없음’ 종결처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2일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2022년 6~9월 받은 300만 원 상당의 디올 백, 179만 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 세트, 40만 원 상당의 양주에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다는 게 검찰 결론이다.

하지만 최 목사는 디올 백 등을 건네며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사후 국립묘지 안장, 통일 TV 송출 재개 등 사안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목사가 개인적 소통을 넘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청탁하거나 선물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거나 접견 기회를 얻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같이 판단한 근거로 △윤 대통령과 최 목사가 모르는 사이인 점 △김 여사와 최 목사의 개인적 친분 △선물 수수 경위 △요청 내용의 일회성과 모호성 △선물과 요청 내용의 연관성 △직무 관련성에 대한 당사자들 인식, 시간적 간격 등을 들었다.

청탁금지법을 보면 공직자 배우자가 공직자 직무와 관련된 금품을 수수하는 것을 금지하면서도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도 무혐의 판단 근거가 됐다.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은 공여자인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역시 불기소 처분했다.

윤 대통령에게도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 외에 검찰은 최 목사의 주거침입‧위계 공무집행방해‧명예훼손 혐의,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의 무고 혐의 등까지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특히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해 제기된 다른 의혹까지 전부 불기소 처분했다.

뇌물수수 혐의의 경우 공무원 신분이 아닌 김 여사에게는 적용할 수 없고,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공모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의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알선에 대한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당사자 사이 구체적 현안의 알선에 관한 고의 내지 인식도 없었다고 봤다.

디올 백은 대통령기록물 지정 여부 검토를 위해 대통령실에서 보관하던 중 검찰에 증거물로 임의 제출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 부부의 증거인멸 혐의 역시 없다고 봤다.

김 여사가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과정에 개입했다는 주장 또한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인사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 최재영 목사가 올해 5월 13일 소환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최재영 목사가 올해 5월 13일 소환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 과정‧결론 두고…논란 계속

검찰은 4개월간 수사를 거쳐 올 8월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로 잠정 결론 내렸다. 그러나 김 여사를 청사 외부에서 조사한 것을 두고 특혜 시비가 일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최종 결론 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에 사건을 넘겼다.

이 때 수심위는 만장일치로 무혐의 결론을 냈지만, 최 목사가 별도로 신청해 열린 수심위는 1표 차이로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두 차례 수심위가 엇갈린 판단을 내놓으면서 검찰이 종국 처분을 두고 고심했으나, 결국 법리 검토 끝에 모두 무혐의 처분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형사책임 부과가 가능한지 면밀히 검토했고, 수사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검찰이 수심위의 기소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사례는 2018년 수심위 제도 도입 이래 처음이다. 전례 없는 결론이 나온 만큼 불기소 처분에도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사실관계가 동일한 사안인 만큼 수심위를 합쳐서 한 번 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라고 전했다.

서울의소리는 검찰 처분에 항고한다는 입장이다. 항고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관할 고검에 다시 판단을 요구하는 절차다.

야권은 비판 여론을 업고 특검 도입론에 다시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재의 요구키로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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