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전기세 걱정…"그런데 생각보다 덜 나왔다고?"

입력 2024-09-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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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우편함에 관리비 고지서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우편함에 관리비 고지서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올해 여름은 '역대급 폭염'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폭염일수는 16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3년 이후 2016년 16.6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또 열대야 일수가 11.3일로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어지는 폭염에 에어컨 사용량도 늘어났다.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에어컨에 인색하던 사람들도 올여름엔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굴복하고 말았다. 실제로 올해 8월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363kWh(킬로와트시)로 예년보다 9%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전기세 폭탄을 맞을 거라는 불안과 달리, 생각보다 덜 나왔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한 달 내내 에어컨을 틀어 놔서 각오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착하게 나왔다", "평소보다 더 나오긴 했지만 금액 차이가 크지 않아 나름 선방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전은 전반적으로 전기 사용량은 늘었지만, 오히려 전기요금이 줄어든 가구도 23%를 차지했다고 발표하며 전기요금 증가가 우려했던 것보다 제한적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기록적인 더위로 에어컨을 끈 것보다 킨 시간이 길었던 여름을 떠올리면 확실히 의외의 결과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에어컨을 비롯한 최신 전자제품들의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아진 것이 꼽힌다. 특히 에어컨은 실외기가 꺼지고 켜지는 데 전력 소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거 주로 나오던 정속형 에어컨은 실내 온도에 따라 이를 계속 반복해서 에너지 효율이 비교적 낮았다. 반면 요즘 대다수 에어컨은 실외기의 속도를 조절하며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인버터 에어컨이 대부분이다. 인버터 에어컨은 온도가 설정한 값에 가까워지면 작동은 유지하지만, 실외기 속도를 늦춰 전력 소모를 줄이는데, 이는 에너지 효율이 높아 전기세를 효과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여름을 앞두고 '전기세를 절약하는 방법'이라며 에어컨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팁이 인터넷상에서 퍼졌다. 해당 팁에 따르면 먼저 에어컨을 처음 켤 때 강풍 모드 등을 활용해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춘다. 이후 실내 온도가 적정 수준에 도달하면 설정 온도를 26~27℃로 설정해 유지한다. 이때 선풍기나 서큘레이터 등을 활용하면 실내 온도를 더 빠르게 낮출 수 있다. 시원해지면 에어컨을 끄고 더울 때 다시 켜는 방법은 오히려 전기세 절약에 역효과를 낸다.

국내 전기요금 수준이 아직 주요국에 비해 낮은 것도 한몫했다. 한전에 따르면 8월 전기 사용량인 363kWh를 다른 나라에서 사용한다면 2배 이상의 금액이 책정된다. 363kWh를 한국 기준으로 요금을 메기면 6만3610원이 나오는데, 일본은 13만5625원, 미국은 15만9166원, 독일은 18만3717원으로 약 2~3배의 금액이 든다.

하지만 비교적 저렴하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전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요금을 더 부과하는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7~8월) 가정용 전기요금의 경우 '300kWh 이하', '300~450kWh', '450kWh 초과' 3단계로, 그 외의 평소에는 '200kWh 이하', '200~400kWh', '400kWh 초과' 3단계로 나눠 전기세를 부과한다. 자신의 전기 사용량을 수시로 확인해서 전기세를 조절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9월까지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유례없는 가을 늦더위가 이어지며 추석 연휴에도 에어컨을 온종일 틀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폭염이 이어졌다. 최근 기온이 다소 내려갔지만, 그래도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지역이 있어 에어컨 사용이 이어지면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어 여전히 전기요금 급증에 대한 우려는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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