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순 하나은행 ICT그룹 부행장 "현장 중심 지원에 '방점'…생성형AI로 생산성 높힐 것" [은행의 별을 말한다⑯]

입력 2024-09-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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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9-2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은행장이 전반적인 은행 경영을 총괄한다고 하면 부행장은 실질적인 사업을 담당하는 집행임원이라고 할 수 있다. 뱅커 중엔 최고 자리까지 올라간 부행장을 우리는 ‘은행의 별’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부행장이 되기까지가 어렵고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부행장의 현황과 역할을 짚어보고 인터뷰를 통해 부행장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업무에 대한 이야기, 후배 은행원에 대한 당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은행 정보통신기술(ICT)이 존재하는 이유는 비즈니스를 위해서다. 은행 업무의 모든 것이 현장에서 이뤄지는 만큼 ‘영업 현장 중심의 ICT 지원’이 첫번째 필수 조건이다.”

현재 하나은행에서 ICT그룹을 총괄하는박태순 ICT그룹 부행장의 지론은 영업 현장 중심 ICT 지원이다. 그가 가진 이같은 소신과 실행력은 2024 정기인사에서 부행장 승진의 원천이 됐다. 박 부행장은 비즈니스를 위한 현장 우선주의와 함께 ‘미래 ICT의 준비’를 중점으로 정보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빅블러 시대에 맞춰 개방형 ICT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대표적인 ‘금융 IT 전문가’로 평가받는 박 부행장은 1995년 하나은행에 입사한 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IT 업무 전반을 섭렵한 인물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 통합 당시 외국환IT 통합도 총괄했다. 2014년 외환팀 팀장을 시작으로 글로벌금융팀장과 글로벌차세대구축TFT부장, 글로벌개발부 부장, 정보보호본부 본부장을 거쳐 ICT그룹장을 역임한 후 ICT그룹 부행장으로 발탁됐다.

올해 그가 주력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외국인 고객의 접근 편의성 강화다. 외국인의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외국인 응대 창구의 업무를 줄이기 위해 사전등록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ICT그룹은 지난 19일 개점한 하나은행 평택외국인센터점에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다국어 통번역 시스템 △외국인 고객 은행 업무 안내 디지털 기기 △다언어 서양식 작성 도움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 금융당국의 망분리 규제 개선으로 은행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더 많아졌다. 하나은행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서비스와 생성형 AI 서비스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 신청을 검토 중이다. 샌드박스를 신청할 경우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을 고려해 신기술을 도입하되 보안 통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AI 보안 및 클라우드 보안을 전담하는 팀을 신설했다.

박 부행장은 “생성형 AI로 기금대출 상담 지원 업무를 구축해 현업과 영업점의 업무를 줄이려고 한다. 광고문구 심의와 생성 업무를 생성형 AI로 구현해 광고 마케팅 심의 업무를 단축할 수 있다”면서 “외국어 번역서비스로 글로벌 검사 업무를 지원하고 외국인 고객 대상 번역을 지원할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로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개선할 수도 있다. 그는 “전 직원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환경을 제공하고 문서를 기반으로 정확한 답변을 추출하는 직원 업무 상담 지원 챗봇 서비스를 통해 업무 내규, 보증 규약, 법령 등을 해석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행장의 고객 소통창구는 ‘애플리케이션(앱) 리뷰’다. 틈틈이 앱 리뷰를 정독하면서 개선점을 앱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는 것. 예컨대, 하나원큐 앱의 메인 화면을 개편하면서 메인 메뉴의 디자인, 배치 등을 변경한 적이 있다. 당시 많은 고객이 앱리뷰를 통해 해당 메뉴의 변경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줬다. 이를 반영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수정하기도 했다.

2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극적인 순간도 있었다. 그는 ‘지성이면 감천이다’라는 말을 마음속에 깊게 새긴 날을 떠올렸다. 때는 2020년 초 글로벌 차세대 시스템을 해외점포에 오픈할 당시다. 2018년 구축을 시작한 글로벌 차세대 시스템은 2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이 중단되면서 첫 적용 국가인 베트남에 오픈할 수 없는 기로에 놓였다. 박 부행장은 “고민 끝에 출장 없이 해외 점포시스템 오픈을 결정했다.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당시 막막함을 회상했다.

그를 도운 건 뜻밖의 기회였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베트남 경제협력을 추진하면서 기업인 특별 입국이 가능하게 된 것. 그는 “신청해서 특별 입국 대상에 포함됐고, 출장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오픈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 부행장이 개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은 안정성과 혁신의 ‘균형’이다. 특히, 금융 산업에서 시스템의 안정성은 고객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에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그는 “지난 29년간 경험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혁신은 무의미하다는 철칙을 갖게 됐다”면서 “금융업에서는 한 순간의 오류나 보안사고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의 견고함과 신뢰성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 속에서 IT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은행의 중요한 목표일 터. 박 부행장은 신기술을 도입할 때 단순히 트랜드를 따르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은행의 비즈니스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한다고 답했다.

후배들에게는 작은 부분이라도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라고 주문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그 지식을 바탕으로 업무 영역을 넓힐 것도 당부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나 다른 시스템을 배우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업무의 경계를 넘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은행 전산시스템 전반에 걸친 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박 부행장은 “금융 전산시스템은 복잡하고 상호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전체를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큰 경쟁력”이라며 “단순한 기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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