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초고가주택 분양률은 '빛좋은 개살구'

입력 2009-07-07 11:17 수정 2009-07-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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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대상 신비주의 마케팅 ... 분양률 대부분 50% 정도 그쳐

건설사들이 20억원이 넘는 고가주택들을 잇따라 분양하고 있지만 분양률이 저조해 고가주택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고가주택을 거의 공급하지 않았던 대형 건설사들이 초고소득층(VVIP: Very very Important Person)을 위해 뛰어난 주거환경을 갖춘 타운하우스 형태 등의 방식으로 집을 짓는 고가주택시장에 뛰어 들었다.

이는 최근 경기침체와 양극화 심화 등이 나타나자, 소수의 자산가들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의 일환이다. 마케팅 전략도 일반인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오직 고액 자산가들만을 물색해 이들에게만 조용히 마케팅을 벌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되는 경기침체에다가 분양가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이어서 분양 물량을 털어버리기에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지난해 부터 분양하고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주상복합 아파트 '갤러리아포레'(233~377㎡ 총 230가구)는 50% 가량 분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한 채당 가격이 약 27억~52억원에 달한다. 3.3㎡당 분양가는 4000만원을 넘는다. 당초 모델하우스 공개 등을 피하며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일관했지만 최근에야 모델하우스 내부모습을 공개했다.

분양가와 별도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 건축가인 장 누벨의 인테리어 옵션을 적용을 원할 경우, 분양가의 10% 가량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쌍용건설이 지난해 6월부터 분양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타운하우스 '오보에힐스'(466~492㎡ 18가구)는 현재 분양률이 절반도 채 못 미친다. 한 채에 가격이 29억~34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반 아파트는 금리 및 세제혜택, 경품제공 등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지만 고가주택은 그렇게 할 수 없다 보니 자산가들에게만 조용히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IG건설도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고급주택 '더 게이트힐즈 성북'(515~598㎡ 12가구)을 올 초부터 분양하고 있다. 분양가는 40억∼50억원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절반 가량이 분양됐다"며 "특히 샘플하우스는 선뜻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 팔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택들은 워낙 가격이 고가이다 보니 설계도만 보고 구입을 판단하기에는 부담스러워 한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고가주택 분양에 걸림돌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실제로 집을 보고 구입을 하려는 예약고객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주택 완공후에는 지금보다 분양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와 달리 시장에서는 초고가 주택에 대해 낙관만 할 수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가주택이 우리나라에서 이미 일반화된 아파트나 주상복합 형태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주택이어서 투자가치로는 아직 검증이 안 됐기 때문에 구입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팀장은 "최근에 우리나라에 도입된 타운하우스 형태 등의 초고가 주택은 마케팅 자체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실제 정확한 분양결과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아직 투자가치가 검증 안됐기 때문에 수십억원에 매입을 할 때는 여러면에서 따져봐야 한다"며 "지난 2003~2004년 서초동에서 분양했던 초고가 빌라가 현재 자리매김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최근의 초고가 주택은 추이를 앞으로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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