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악화된 고용지표가 전일 미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회복이 느린 고용부분은, 올해 들어 악화 수준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긍정적으로 해석해 왔다.
그러나 자동체 업계의 구조조정 등 제조업 고용 사정이 악화되면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고용현황이 발표되면서 주식시장에 충격이 가해졌다.
두려움 자체가 가장 큰 두려움이라는 말이 있다. 경기 회복 속도 둔화에 대한 두려움이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최근 혼재된 경제지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경기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간 기대에 경기 회복 속도가 부합하지 못했지만, 방향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서면서 지난 5월부터 이어져 온 2개월 간의 기간 조정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았다.
2분기 실적 시즌이 지지부진한 증시에 상승 모멘텀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내심 기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지수의 박스권 상향 돌파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서머랠리도 임박한 듯 보였다.
그러나 단기적 관점에서 시장은 조정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 고용 악화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약세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이 부담이다. 어제 시장을 보면 수급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다.
6거래일 간 선물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확산, KOSPI의 발목을 잡는 왝더독 장세가 연출되었다. 최근 외국인에 의한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었으나 꼬인 수급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루 짧게 마감한 미 증시가 경계 매물을 쏟아내면서 하락폭을 확대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번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우려가 컸던 유럽의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고, 국내외 제조업황 및 주택판매 동향 등 매크로 지표의 개선은 확연하다.
지난 달 들어, 이탈전략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대내외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당장 긴축으로 전환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화폐의 유통속도는 여전히 급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고, 민간 경제의 화폐 수요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 확장 정책이 확연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제 ECB가 금리 동결과 함께 국채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 정책을 함께 언급한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비록 센티먼트 악화가 지수의 발목을 잡더라도 어닝 시즌이 임박해 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서서히 개별 기업의 실적으로 옮겨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는 업종과 종목에 대해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