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끌’ 망령 되살아나기 전에 선제 대응을

입력 2024-07-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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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광풍이 다시 휘몰아칠 기세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7월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전월보다 7포인트(p) 오른 115로 집계됐다.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급증했다는 뜻이다. 한은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연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수도권 중심 아파트 가격 상승세 등이 원인이라고 했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20일 기준으로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6923건이다. 신고기한이 제법 남은 만큼 월 거래량은 7000건을 넘어설 공산이 크다. 2020년 12월(7745건) 이후 최대치로 잡힐 것이다. 집값, 전셋값 걱정을 해 본 적이 있는 한국인이라면 이것이 뭔 신호인지 모를 수가 없다.

거래금액은 오름세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3월 넷째 주 0.01% 오른 것을 시작으로 16주 연속 상승했다. 기울기는 가파르다.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1만8830건 중 20%가 15억 원 이상 거래다.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한 채당 평균 거래금액은 12억1278억 원으로 역대 최고다.

부동산 당국이 반길 뉴스가 없지는 않다. 어제 국제결제은행(BIS)은 우리나라 명목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142.9(2010년=100)로 집계됐다고 했다. 2010년 10억 원에 거래된 아파트라면 14억 원대에 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BIS는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고도 했다.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해 얼마 전 “일시적인 잔등락”이라고 했던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BIS 통계는 고무적이지만 100% 수용은 매우 어렵다. 서울 시민 체감지수와 워낙 큰 차이가 나는 탓이다. 서울 강남 등 선호 지역의 아파트 호가는 BIS의 비교 기간에 3~4배 이상 폭증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가깝다. 그렇게 천정부지로 오른 가격에서 다시 꿈틀거리니 공포가 번지는 것이다. 그런 판국에 뭔 142.9 통계가 먹히겠나. 박 장관 언급도 너무 안이하다는 비판을 살 수밖에 없다.

눈을 크게 뜨고 불안 징후를 직시해야 한다. 더 이상의 정책 혼선은 곤란하다. 정부는 말로는 집값을 잡겠다면서도 한은을 향해 기준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저금리 정책자금도 천문학적 규모로 풀었다. 집값 상승 전망이 우세로 돌아선 것은 결국 정부 책임이다. 한은 지적대로 DSR 2단계 시행 연기 또한 악재가 됐다. 이 바람에 ‘막차 대출’ 바람이 불고 있지 않나.

이러다 정말 큰불이 날 수 있다. ‘영끌’, ‘빚투’ 망령이 되살아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잔등락’ 따위의 수사는 필요 없다. 부동산 투기로 흘러가는 돈의 흐름을 묶고, 명확한 주택공급 대책을 제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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