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장 가격 보여줄 플랫폼 ‘숙제’
야간거래 위해 인력 충원 나서기도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내년 출범을 앞두고 증권업계에서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개의 시장이 운영되는 만큼 새로운 주문 시스템에 맞는 IT 인프라 개발, 도입에 나서는 것은 물론 늘어날 주문량과 시간에 대비해 인력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이달부터 10월까지 ATS 연계 테스트를 거친 뒤 내년 출범 전까지 모의시장을 운영, 이행 점검과 리허설을 마칠 예정이다.
넥스트레이드에 참여 의사를 밝힌 증권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증권 등을 포함해 총 23개사로 알려졌다. 주식위탁매매 등 리테일 업무를 주관하는 증권사는 대부분 참여한다는 게 넥스트레이드 측의 설명이다.
증권사가 ATS 오픈에 앞서 가장 공들여야 하는 부분은 ‘최선집행의무’다. 최선집행의무란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주문을 집행해야한다는 의미로, 두 거래소 중 어느 곳으로 주문을 넣어야 투자자에게 최선일지를 증권사가 판단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증권사들은 최선집행의무를 실현시킬 시스템인 자동주문전송(SOR)솔루션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SOR는 어떻게 설계하는지에 따라 최선집행의무 준수 여부가 판가름날 수 있어서다.
증권사는 넥스트레이드와 코스콤이 개발한 SOR를 돈을 주고 빌려쓰는 방식과 증권사에서 자체적으로 SOR솔루션을 개발해 적용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들은 넥스트레이드와 코스콤에 이용료를 지불하고 이들이 개발한 SOR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반면 키움증권 등 1~2곳은 자체적으로 SOR을 개발하고 있다. 비용절감 및 알고리즘 고도화 차원에서다.
다만 증권사들은 SOR 도입 후에도 꾸준히 유지보수 관리에 투자해야한다. 최선집행기준을 3개월 마다 점검하고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변경해야한다.
투자자들이 보게 될 통합시세 화면도 증권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두 개의 시장에서 같은 주식이라도 호가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데, 실시간으로 두 가격을 한 번에 알려줄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UX), 사용자 환경(UI)을 개발해야 한다.
다수 증권사는 야간거래에 대비해 인력도 늘릴 예정이다. 대형사 관계자는 “ATS 등장으로 증권 주문량과 거래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손이 부족한 부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라며 “다만 대다수 주문이 온라인, 모바일로 이뤄지는 만큼 IT 인력에 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