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줄이면서 올 상반기 구직자들은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어야 했다. 하반기에도 주요 대기업 채용규모가 예년보다 감소할 전망이어서 취업의 문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나 연초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낙관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9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전화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87개 사의 50.6%(44개 사)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기업이 밝힌 채용규모는 총 6천54명으로 지난해(6430명)보다 5.8% 감소했다.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은 32.2%(28개 사)였는데, 이들 기업이 예년 수준으로 채용을 진행한다는 전제 하에 규모를 산출해도 올 하반기 100대기업 채용규모는 7천7백명 선으로, 지난해(8,504명) 대비 9.7% 감소하게 된다.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16.1%(14개 사)였고, 응답 자체를 거부한 기업(1 개사)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커리어 조사에서 올해 대졸신입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14.1% 정도 감소한다는 예측에 비하면, 이번 조사에서는 감소폭이 8.3%P 줄었다. 즉 꽁꽁 얼어 붙었던 채용시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얘기다.
채용규모 증감여부에 대해서는 68.2%(30개 사)가 ‘예년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고, 규모가 아직 미정이라 ‘잘 모른다’는 15.9%(7개 사), ‘감소할 것’이라는 대답은 11.4%(5개 사)였다. ‘예년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기업은 4.5%(2개 사)에 불과했다.
채용시기(서류전형 시작 기준)는 ‘9월’이 59.1%(26개 사)로 압도적이었고, ‘10월’이 15.9%(7개 사)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6월’ 4.5%(2개 사), ‘7월’ 2.3%(1개 사) 순이었으며 아직 ‘미정’이라는 대답도 18.2%(8개 사)나 됐다.
주요기업 채용계획으로는 우리은행이 올 하반기 채용규모를 작년과 비슷한 200명 내외로 잡고 있으며 9월부터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KTF와 합병한 KT 합병법인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연초 계획대로 뽑는다. 규모는 총 150명 선으로 9월에서 10월경 선발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9월말에서 10월초 사이에 세 자릿수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며, 한국외환은행은 100명을 검토 중이나 채용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10월경 채용을 시작할 방침이다. 동부화재해상보험도 10월에 두 자릿수로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다.
삼성테스코는 10월말에서 11월초에, 비씨카드는 9월에 각각 두 자릿수로 신규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커리어 문지영 홍보팀장은 “예측할 수 없는 경기불안으로 아직까지는 기업에서 채용을 선뜻 늘리지 못하고 있으나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호전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볼 때 내년 하반기쯤이면 채용시장도 정상궤도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