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내증시 호조세에 힘입어 개인과 기업의 금융자산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09년 1분기 자금순환동향' 잠정치에 따르면 3월말 현재 개인 부문의 금융자산은 1729조7000억원으로 지난 4분기 1677조4000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이는 예금 및 보험 등이 증가한 데다 주가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발생 등으로 주식과 수익증권의 보유잔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박승환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올 1분기 개인의 금융자산 구성 내역을 보면 주식 및 수익증권 비중이 크게 증가세를 보였다"며 "해당 금융자산이 시가와 환율 변동 등으로 비중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개인 부문의 금융자산 구성 내역을 보면 예금 비중은 소폭 하락(46.0%→45.8%)했지만 주식(15.0%→15.4%) 및 수익증권(7.1%→7.8%) 비중은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박 팀장은 "개인의 이러한 금융자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1인당 금융자산 규모와 비교했을 때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우리나라의 1인당 금융자산 규모는 3400만원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일본과 미국인들의 1인당 금융자산 규모가 1억6000만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금융자산 규모는 약 4.7배의 차이를 보였다"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박 팀장은 "한국인의 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금융자산보다 부동산 등과 같은 비금융자산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고 금융자산 또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보다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부문의 금융부채 잔액은 같은 기간 802조5000억원을 나타내 전분기 802조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 이 또한 예금취금기관 차입금은 증가했지만 여신전문기관 차입금과 보험차입금은 줄어든 영향에 따른 결과다.
한은은 따라서 개인 부문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연말 2.09배에서 2.16배로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이에 "개인의 부채 증가는 경제성장 및 금융시장의 자금중개 기능 제고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부채비율 증가 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하는데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금순환통계에서 개인은 순수가계이외에 소규모 개인기업 및 민간비영리단체가 포함돼 있어 개인부채 잔액을 국민 총인구로 나눠 1인당 개인빚(부채)을 계산할 경우 실제보다 과대 계상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 부문의 금융자산 역시 작년 4분기 811조7000억원(-3.7%)에서 올해 1분기 882조4000억원(8.7%)를 나타내며 증가로 전환됐다.
한은은 기업 부문의 금융자산이 예금 및 수익증권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연출했지만 무엇보다 금융 부문의 자금 공급기능이 회복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승환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올해 1분기 금융 부문의 자금공급 규모는 51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16조5000억원 보다 크게 확대됐다"고 전했다.
부문별로는 기업과 정부 부문에 대한 자금 공급이 같은 기간 9조3000억원, 1조4000억원에서 34조6000억원, 16조5000억원으로 각각 늘었고 형태별로는 대출이 크게 축소된 반면 회사채 및 국공채 등 유가증권 매입 규모가 증가했다.
기업의 외부자금조달 규모 역시 회사채와 주식 발행을 중심으로 52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32조5000억원 보다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