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MD 저사양 중국용 AI 칩도 수출 금지

입력 2024-03-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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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 승인 내걸어”
최첨단 반도체 규제 이어 범위 넓혀
중국 시장 확대 노렸던 AMD 타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AMD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래픽처리장치(GPU)에 AMD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대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제한이 한층 강해졌다. 그간 미국은 첨단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을 제한했지만, AMD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저사양 AI 반도체에 대해서도 수출을 제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중국에 수출하기에는 해당 칩 성능이 여전히 강력하다”며 “산하 산업안보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지침을 AMD에 내렸다. AMD는 저사양 제품은 문제없이 판매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AMD는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소식에 주가는 개장하자마자 2.2% 급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여 0.11% 하락으로 마감했다. 주가는 AI 열풍 속에 지난해에만 150% 급등했지만,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 진출길이 막히는 것에 대해 우려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22년 초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방안을 처음 공개했고 이후 규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를 중국이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경계심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던 업계는 판매 제품의 성능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규제가 더 엄격해지면서 업계는 중국 내 경쟁력 제고와 관련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데이터센터 사업부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 중반까지 추락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20%를 넘었지만, 미 당국의 수출 규제 강화 여파가 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이 처음 규제 강화를 천명했을 때도 “중국을 세계 최대 시장으로 두는 미국 반도체 회사들에 영구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MD의 경우 엔비디아에 비하면 중국 내 AI 반도체 비중은 작지만, 최근 시장 확대에 나선 만큼 이번 규제는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됐다. 지난해 12월 AMD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에 도전할 새로운 ‘MI300’ 라인업을 출시했다. 특히 중국 맞춤형 제품으로 ‘MI309’를 준비하기도 했다.

미국이 저사양 AI 반도체 수출까지 제동을 걸면서 중국도 다급하게 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규제를 예상해 엔비디아 AI 반도체 재고 확보를 서두르게 됐다”며 “최첨단 반도체 외에도 향후 화웨이 등 국내 업체가 만드는 대체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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