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대졸 초임 삭감 방침에 따라 주요 공기업들이 속속 급여 삭감 결정을 내리는 상황 속에서 금융 공기업들도 대졸 신입직원의 초임 20%를 향후 고정적으로 삭감키로 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요 공기업들이 급여삭감 결정과 함께 이러한 삭감된 임금체계를 향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금융 공기업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금융 공기업의 신입직원 초임을 20% 삭감하고, 이를 임금테이블에 고정시키는 방안을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대졸 신입직원 초임 삭감안은 당장 올 하반기 신입 공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며 "신입 직원 임금 삭감안은 그동안 금융노조와의 협상안에서 기존 직원 임금 협상안과 비교했을 때 논외로 분류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노조 측은 은행연합회와 지난해에 이어 전 직원 임금 동결과 함께 신입직원 초임 삭감을 향후 1~3년 동안 제한하자는 조건을 달았다.
대신, 신규 채용을 각 금융기관마다 당초 계획 대비 10% 이상 늘리자는 방안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졸 신입 직원의 초임 삭감안 책정과 이를 임금테이블로 옮기는 문제를 두고 노사합의 사항에 적용되는지 아닌지를 놓고서는 금융노조와의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는 지난 3월 이미 산별중앙교섭 회의를 열어 대졸 신입직원의 적정 급여 책정을 포함한, 금융권 임금협상 등을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결렬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정에 금융공기업들의 반응은 대체로 정부의 공기업 대상 대졸 신입자 임금 삭감안을 일단 수용한다는 분위기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와 관련해 6월부터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25% 이상 삭감된 임금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도 올초 대졸 신입직원의 초임 삭감폭을 각각 21%와 21.4%로 확정, 삭감된 급여분을 신입사원들에게 적용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 공기업 관계자들은 "대졸 급여삭감 결정과 함께 장기간 삭감된 임금체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언급됐던 '한 직장 두 임금' 구조가 고착화돼 직원간 갈등 구조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삭감된 임금을 기준으로 향후 호봉이나 임금인상을 적용받게 될 경우, 기존 직원들과의 상대적 격차를 견디기 힘들 것이고 이에 대한 고민이 어떤 방식으로든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