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경제 회복 시점 내년으로 전망
올해 경영 전략은 성장보다는 ‘안정’
기업 10곳 중 4곳은 경기 회복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올해 기업들은 경영 전략으로 성장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15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이 바라본 2024 경영·경제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 응답 기업 40.1%는 ‘내년(2025년)부터’라고 답했다. ‘올해 하반기’라는 응답이 34.2%, ‘2026년 이후’는 16.9%였다. 반면, ‘올 상반기’ 또는 ‘이미 회복국면’이라는 응답은 8.8%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경기 회복 시점을 내년으로 전망하는 이유로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기업 대출금리가 5%대를 돌파한 이후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해 국제 유가 급등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영 전략과 관련해선 ‘성장’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둔 기업이 많았다. 안정 전략을 택한 기업은 55.5%로 경기 회복세를 관망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전략을 택한 기업은 35.0%, 축소화 전략은 9.5%로 집계됐다.
매출, 수출, 투자 등 구체적인 경영 실적에 대해서도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부문별 응답 결과를 보면 수출의 경우 ‘동일 수준’을 전망한 기업이 44.3%로 가장 많았고 ‘증가’ 구간을 꼽은 기업이 27.7%, ‘감소’ 구간을 꼽은 기업이 28.0%로 비슷했다.
투자의 경우에도 ‘동일 수준’을 전망한 기업이 46.4%로 가장 많았다. ‘감소’ 구간을 꼽은 기업이 29.5%, ‘증가’ 구간을 꼽은 기업이 24.1%였다.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증가’(34.5%), ‘동일 수준’(31.5%), ‘감소’(34.0%)로 응답하면서 구간별 응답 비율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기업들은 올해 가장 위협적인 대내외 리스크(복수응답)로 ‘고원자재가·고유가’(51.1%)를 꼽았다. 이어 △고금리 등 자금조달 부담(46.6%) △인력수급 및 노사갈등(21.6%) △수출부진 장기화(20.0%) △전쟁 등 돌발이슈(14.2%) 순으로 응답했다.
올해 경제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복수응답)로 기업들은 ‘물가관리 및 금리 정상화’를 71.0%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기업부담규제 완화(31.2%) △수출경쟁력 강화(27.0%) △노동시장 개혁(21.7%) △미중갈등 등 대외위험 관리(19.8%) 순으로 답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지난해 말부터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나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위기를 혁신의 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모두 고물가·고금리 등 당면한 위험 요인에 대비하고 신산업분야 투자 및 지원을 통해 장기적으로 잠재력을 확보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