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작년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 8차례(작년 2·4·5·7·8·10·11월, 올해 1월) 회의에서 금리를 조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음은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지속 등의 영향으로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목표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 등으로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소폭 약세를 나타내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 유가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파급효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은 실업률이 일시적 요인에 영향받아 높아졌지만 견조한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세가 더디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년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1%)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성장경로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지속의 파급영향, IT경기의 개선 정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하락 지속 등으로 12월중 3.2%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각각 2.8%와 3.2%로 둔화되었다. 앞으로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 11월의 전망경로에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농산물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 등으로 장기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였다.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기타대출이 감소하면서 증가규모가 큰 폭 축소되었다.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 전환하였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증대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과 성장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