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3곳의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1일부터 15일까지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2023 중기 금융이용 및 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올해 자금 사정에 대해 ‘악화했다’는 응답이 31.7%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56.3%로 집계됐고, ‘호전됐다’는 응답은 12.0%에 그쳤다.
특히 매출액 30억 원 미만 기업의 43.7%가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고 호소했다. 매출액 100억 원 이상 기업은 19.3%가 ‘악화했다’고 밝혔다.
제조업은 34.7%가 ‘악화했다’고 응답했는데, ‘매우 악화했다’는 응답이 13.3%를 차지했다. 비제조업의 ‘매우 악화’ 응답이 3.3%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제조업의 자금악화 수준이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 사정이 악화한 기업들은 ‘판매부진’(47.4%)을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다. ‘인건비 상승’(38.9%), ‘원·부자재 가격 상승’(29.5%), ‘이자비용 과다’(17.9%)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판매 부진’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는 응답은 지난해(41.4%)보다 6.0%포인트(p) 증가한 가운데, ‘원·부자재 가격 상승’은 지난해(53.5%)보다 24.0%p 감소했다. 경기침체와 함께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 ‘높은 대출금리’(58.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은행 대출 관련 요구사항(복수응답)은 ‘대출금리 인하’(75.0%)가 가장 많았다.
중소기업들은 가장 절실한 금융지원 과제로 ‘금리부담 완화 정책 확대’(50.7%)를 꼽았다. 고금리로 인한 중소기업의 어려운 현실과 고금리 문제 해결이 절실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보유 대출 건수에 대한 질문에 ‘4건 이상 보유’(42.3%) 중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나 중소기업의 다중채무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금융권의 상생 금융에 대한 인지 및 이용 경험 조사에서는 ‘잘 모르겠음’(83%), ‘알고 있으나, 이용 못 함’(13%), ‘알고 있고, 이용함’(3%) 순으로 응답해 여전히 금융권의 상생 금융 대책에 대한 현장 체감이 미흡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의 상생 금융 지원과제(복수응답)로는 ‘신용대출 확대’(47.3%) ‘장기거래 우대금리 적용’(41.7%) 등이 꼽혔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중소기업이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 개선을 위해 금리부담 완화 등 다양한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중소기업이 은행권의 상생 금융 대책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생 금융에 대한 충분한 안내와 더불어 신용대출 확대, 장기거래 우대금리 적용 등 보다 실효성 있고 지속가능한 상생 금융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