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등으로 인한 소비 한파에 올해 침대 업계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10년 만에 역성장했던 에이스 침대를 비롯해 업계 2위 기업인 시몬스 침대 등 대부분의 침대 제조기업들이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스 침대의 3분기 연결 누적 매출은 22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11억 원) 대비 14.71%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489억 원에서 381억 원으로 줄었다.
이중 침대 제품의 매출은 2071억 원으로 전년 동기(2416억 원)보다 400억 원 가까이 감소했다. 에이스 침대의 매출 대부분이 국내에서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내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에이스 침대의 연매출은 2020년 2894억 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3464억 원으로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침대 제조기업이 단일 제품으로 30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에이스 침대가 처음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수혜가 종료되고 본격적인 고물가와 소비 부진이 시작되면서 지난해 매출은 3462억 원으로 감소했다. 10년 만의 역성장이다.
에이스 침대의 성장은 올해도 불투명해 보인다. 얼어붙은 경기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이미 3분기 누적 실적이 전년 대비 줄어든 데다 4분기에도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매트리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데다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고 비용 부담이 적은 렌탈 매트리스가 성장하는 것도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내수가 부진하면 해외사업을 강조하지만, 국내 중견 침대 제조기업들의 경우 내수 의존도가 커 이 역시 쉽지 않다. 실제 올해 3분기 에이스 침대 제품 수출액은 6000만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이 기간 기록한 1억 원보다 더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은 시몬스 침대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시몬스 침대는 국내 침대 업계 2위 기업으로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이뤘다. 2019년 20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뒤 2년 만인 2021년 3000억 원을 돌파했지만 역시 지난해(2858억 원) 소비 부진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올해 실적 역시 부진이 점쳐진다.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지누스도 실적 악화를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 지누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2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862억 원 대비 22.6% 감소했다.
침대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기업 대부분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침대 업계도 성장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며 “기존의 매장을 리뉴얼하고 제품군을 늘리는 영업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