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시장 변동성 커지며 위험회피 심리 반영된 듯
"MMF, 금융 환경 개선 시 투자 자금으로 활용돼 시장 활성화 기대"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리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주식·채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연말 변동성을 피하려는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MMF 잔액은 194조9673억 원이다. 10월 초 169조5020억 원 대비 25조4653억 원 늘었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이 14조7134억 원, 법인이 180조2539억 원으로 10월 초 대비 개인은 1770억 원 감소했으나 법인은 25조6420억 원 대폭 증가했다.
MMF는 기업어음(CP), 양도예금증서(CD), 만기 1년 미만 국고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환매가 자유로워 단기 투자 용도로 활용되며,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시장 금리가 내림세를 나타내는 등 채권의 투자 매력도 이전보다 떨어지면서 변동성이 덜한 투자처인 MMF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증시는 큰 변동성을 보이는 중이다. 10월 말 2277.99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달 6일 2502.37까지 상승했다 13일 2403.76까지 하락했으며, 이후 다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채권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월 초 연 4.108%로 연고점을 기록했으나 11월 들어 내림세를 나타내 11월 21일 3.644%까지 내려섰다.
이에 이달 들어서는 국채 순매도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장외 채권 시장에서 국채는 2702억 원 순매도 됐다. 외국인과 국가·지자체, 개인과 기타법인을 제외한 기관 대부분이 국채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장외 채권 순매수액도 26조1491억 원으로 지난달 43조9038억 원 대비 미진하다.
미국도 MMF로 자금이 결집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머니마켓펀드 설정액은 5조7339억 달러(약 7451조7764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MMF로 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MMF가 증시 대기성 자금인 만큼 향후 증시 및 채권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MMF는 금융 환경 완화 시에 빠르게 투자 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과거 시장 고점은 MMF가 투자자금으로 활용되면서 발생했다. 내년 투자 자금 확산이 경제 다이나믹스와 주식시장 활성화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