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직격탄 맞은 생보사, "단기납 종신 아니었다면…"

입력 2023-11-16 17:37 수정 2023-11-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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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으로 투자손익 직격탄 맞은 생보사
단기납 종신 등 CSM 경쟁으로 실적 방어

생명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 등 CSM(계약서비스마진)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확인됐다. 금리 상승기 투자손익 감소와 함께 CSM 낙관적 가정으로 인한 영향도 상당해 단기납 종신보험 마저 안팔았다면 참담한 실적을 내보일 뻔 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생보사들의 3분기 실적이 금리상승에 투자손익이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악화했다. 단기납종신 등 CSM을 늘리기 위한 경쟁이 없었다면 실적 악화 폭은 더 컸을 것이란 예상이다.

생보사 1위 삼성생명은 일회성으로 자회사 자산 처분 이슈 덕분에 선방했지만, 계열사 등 일회성 이익이 아니었으면 투자손익에서 적자가 났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생명의 연결기준 투자손익은 2분기 770억 원 손실에서 3분기 2410억 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지분율 8.51%) 배당금 수익으로 1840억 원이 들어왔고, 삼성카드(1870억 원)와 삼성증권(450억 원), 삼성자산운용(380억 원) 등 지분법 손익으로 2920억 원을 거뒀다. 3분기 별도기준 투자손익은 552억 원의 적자를 봤다.

CSM 손익에서도 올 3분기 당국 가이드라인 적용 영향을 받았다. 1분기 3820억 원, 2분기 3210억 원에서 3분기 2990억 원으로 CSM 상각을 통한 손익이 점점 줄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 상무는 “CSM 조정 금액이 약 9000억 원으로 상당히 크게 나왔는데 3분기에 적용된 감독기준 가이드라인의 실손 산출 방식 변경에 따라 약 5400억 원 가량의 CSM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한화생명도 같은기간 별도기준 2524억 원의 투자 손실을 봤다. 전분기에 5096억 원의 투자이익을 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과 해외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서 손해를 입었다. 한화생명은 앞으로 당기손익인식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FVPL) 비중을 꾸준히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신계약 CSM으로 실적을 만회했다. 올해 3분기 신계약 CSM은 6916억 원을 기록했다. 누적 신계약 CSM은 1조8559억 원으로 작년 동기(1조2492억 원)에 비해 48.6% 늘었다.

한화생명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2조565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3743억 원)보다 86.6% 증가했다. 특히 보장성 APE는 118% 늘어난 1조7932억 원을 달성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화생명의 올해 누적 3분기 종신·CI보험 신계약CSM은 8600억 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다. 한화생명은 이밖에도 암보험, 치매보험 등 수익성이 높은 일반보장 상품 매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도 투자손익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보험손익 부문에서는 327억 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투자부문에서 768억 원의 손실을 봤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주가하락 및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증가로 투자손익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CSM 경쟁에 참전하지 않았지만 CSM은 되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은 3분기 1조2000억 원가량의 CSM을 추가로 확보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금융감독원 IFRS17 가이드라인이 첫 적용되면서 대부분 보험사들에서 CSM이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CSM이 증가한 6조4694억원을 시현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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