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방문진료와 재택진료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참여 의료기관 저조, 홍보 미비 등으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1일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고 방문진료및 재택의료 활성화 등을 위해 정부가 정책과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25년 20.6%, 2050년에는 4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국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다양한 의료서비스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의료와 돌봄을 통합 제공할 수 있도록 방문진료, 재택의료 시범사업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9년부터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올해부터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등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방문진료의 경우, 참여 의료기관 수가 충분하지 않고 재택의료센터는 홍보 부족, 높은 환자 본인 부담금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일차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 339명을 대상으로 ‘방문진료·재택의료 관련 의사 인식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조사 결과, 방문진료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1.0%에 그쳤다. 방문진료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9.2%(65명)밖에 되지 않았다.
방문진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65명 중 60%(매우 만족 4.6%, 만족 26.2%, 약간 만족 29.2%)가 시범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불만족스러운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선 ‘방문진료가 필요한 환자 발굴의 어려움’이 32.3%로 가장 높았고,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가 복잡하므로’가 20.0%, ‘외래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 발생’ 16.9% 순이었다.
방문진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확인하자 ‘외래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 발생’이 22.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보 부족으로 미리 알지 못해서’ 17.9%, ‘방문진료 수가가 너무 낮아서’ 15.3% 등으로 나타났다. 향후 참여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56.6%가 ‘예’라고 답했다.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우선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선 ‘의사 진료 수가 개선’이 3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방문진료 지원인력의 수가 개선’이 26.8%,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 간소화’ 16.8% 순으로 나타났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일차의료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 △의사진료 수가 개선 △방문진료 지원인력 수가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정책에 대한 조사조 실시했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내원이 어려운 장기요양 수급자를 대상으로 필수 인력인 의사 1명, 간호사 1명, 사회복지사 1명 이상이 팀을 이뤄 가정을 방문하는 서비스다.
현재 28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중 일차의료기관은 10개 기관이 참여 중이다. 의료정책연구원은 6곳에서 회신을 받아 분석을 진행했다.
참여 의료기관에서는 △최소한의 환자(50~70명) 필요 △등급 판정자 확인 불가 등 이유로 환자 발굴 한계점 △인건비 지원 △홍보 부족 등이 애로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환자 발굴을 위한 적합한 인프라가 마련돼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낮은 수가 체계 조정, 인건비 등 초기 정착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결론 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준비 사항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연구를 지속해왔다”며 “방문진료와 재택의료 활성화를 통해 어르신들의 수요를 최대한 합리적으로 풀어 건강보험 재정도 감축하고, 어르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